[관가 in]한은 '경비 불법파견 의혹', 고용부 결국 근로감독 나섰다
고용노동부가 한국은행의 경비 업무를 담당하는 특수경비원들의 불법파견 여부에 대한 감독에 착수했다.
한은 법규제도실 관계자는 "특수경비원은 경비 업무의 특수성에 따라 경비업법에 의해서 시설주의 지휘·감독을 받게 돼 있고, 이는 파견법에 우선한다"며 "일의 본질이 보안시설 경비인 사람들이 도급계약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는 이유로 지휘·감독을 받지 못하면 업무를 제대로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경비업법이 파견법에 우선하는 건 맞지만, 경비업법 범위 내 도급 업무만 하게 한 건지 그것을 넘어선 지휘·명령을 한 것인지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아직 감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실관계를 더 파악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 "경비업법이 파견법에 우선…불법 소지 없다"
"당직수당→시간외수당 인정해달라" 임금체불 진정도
고용노동부가 한국은행의 경비 업무를 담당하는 특수경비원들의 불법파견 여부에 대한 감독에 착수했다. 한은과 도급계약을 맺은 외주업체 소속 특경의 고용 형태가 위장도급의 소지가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고용부는 이외에도 특경의 시간외 근무수당에 대한 임금체불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22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고용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한국은행 인사제도팀에 공문을 보내고 지난주부터 근로감독에 착수, 관련 자료 확보와 특경 대상 설문 등을 진행했다.
이번 고용부의 감독은 한은 특경의 근로감독 요청으로 진행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불법파견에 관한 청원과 임금체불에 대한 진정이 들어와서 감독에 착수하게 됐다"며 "감독은 현재 진행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근로자에 대한 명령·지휘권은 계약의 형태가 '파견'인지 '도급'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파견의 경우 권한이 사용사업주에, 도급의 경우 수급업체에 있다. 도급의 경우 사용사업주가 근로자에게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한다면 도급계약이 아닌 근로자파견으로 판단될 수 있는데, 이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불법파견'이다. 이를 인지하고 있는 한은 법규제도실은 지난 6월 한은의 도급계약과 관련해 불법파견으로 간주될 우려가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서를 작성해 내부에 공유하기도 했다.[관련기사: '가급 보안시설' 한은, 경비 '불법파견' 논란]
다만 한은은 법리적으로 접근했을 때 특경의 사례는 불법파견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한은 법규제도실 관계자는 "특수경비원은 경비 업무의 특수성에 따라 경비업법에 의해서 시설주의 지휘·감독을 받게 돼 있고, 이는 파견법에 우선한다"며 "일의 본질이 보안시설 경비인 사람들이 도급계약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는 이유로 지휘·감독을 받지 못하면 업무를 제대로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경비업법이 파견법에 우선하는 건 맞지만, 경비업법 범위 내 도급 업무만 하게 한 건지 그것을 넘어선 지휘·명령을 한 것인지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아직 감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실관계를 더 파악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용부가 불법파견과 함께 확인하는 임금체불 여부는 특경의 야간 업무 수당에 관한 것이다. 그동안 '당직수당'으로 줬던 특경의 야간 경비 임금을 '시간외 근무수당'으로 줬어야 했던 건지 확인하고 있다. 당직수당은 기존 업무 외 부수적인 업무를 했을 때 받는 임금을 말한다. 이와 달리 시간외 수당은 규정된 근로시간을 초과해 기존 업무를 수행할 경우 지급되는 임금으로, 일반적으로 당직수당보다 액수가 많다. 한은 특경이 소속된 A업체는 지난 6일, 2019년 3월부터 2022년 2월까지의 3년간의 당직수당을 시간외 수당으로 소급해 지급해달라는 최고장을 한은에 발송하기도 했다. 임금체불로 확인되면 미지급된 액수를 지급하라는 시정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야간 근무 수당의 시간외 수당 인정의 경우 한은의 정직원인 청원경찰의 선례가 있다. 한은의 전·현직 청경과 경비업무 담당자 등이 '당직 근무도 통상 근로에 해당하므로 시간 외 근무 수당을 달라'며 한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 지난 7월 청경이 최종 승소했다.
한은의 한 특경은 "청경의 경우 같은 건으로 소송을 이어가다 결국 주간과 야간 업무를 동일한 질의 업무로 인정 받아 뒤늦게 시간외 수당을 지급받았는데, 특경도 주야간의 업무가 질적으로 동일하기는 매한가지"라며 "청경은 노조 차원에서 소송을 진행해 결국 미지급액을 받았는데, 특경은 외부업체 소속이라 그런 과정이 없었다고 그냥 넘어간다면 형평성에서 어긋나는 거 아니냐"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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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번 근로감독 결과 불법파견이 인정된다면 한은은 특경을 직접고용하라는 시정조치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으나, 이렇게 될 경우 한은은 난관에 봉착한다. 한은의 인건비를 결정할 수 있는 건 한은이 아닌 기획재정부이기 때문이다. 도급계약은 인건비가 아닌 사업비로 처리돼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직고용은 기재부와 논의해야 한다.
시간외 수당 지급 문제에 대해서도 한은은 좀 더 법리를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특경 근로자들이 계약을 맺고 있는 대상은 한은이 아니라 도급업체기 때문에 임금 지급 의무는 엄밀히 말하면 업체에 있다"며 "발권력을 가진 공직유관단체로서 어떤 법적인 근거로 지급해야 하는지 검토하는 게 우선적 도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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