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장 인터뷰
"지금은 내수진작 위한 재정정책 필요"
총선 핵심 키워드 '세대 확장'…'신중년' 공략

"기업들이 다 죽고 나서 재정건전성을 갖춘다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지금은 내수 진작을 위한 재정정책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장인 정태호 의원은 최근 진행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긴축 기조가 담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경제를 키워 부채를 줄여나가야 한다. 돈을 덜 쓰고 부채를 없애겠다는 상식 이하의 판단을 하는 정부가 어디 있느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3% 경제 성장률 회복을 위해 초기술 격차를 벌리는 전략과 함께 내수 진작을 위한 기여 활동 확대 등 투트랙으로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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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민주당의 내년 총선 필승전략으로 '유능한 대안정당'을 꼽았다. 지난해 12월 민주연구원 수장을 맡은 정 의원은 취임 당시 "제게 주어진 소명은 무조건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윤석열 정부가 망가뜨린 위기의 대한민국을 잘 극복해 헤쳐 나가는 길을 만드는 일"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그는 "국민의힘이 이미 무능한 정권으로 찍혀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대안 정당으로서 '유능함'을 보이고, 더 나아가 '개혁' 과제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법정시한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 전망에 대해선 "정부·여당이 얼마나 수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했다. 그는 "정부·여당은 연내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켜서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며 "이를 위해 야당과 적극 대화에 나서야 하는데 그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역화폐 예산 삭감은 코로나 이후 경제위기 속에 피해를 입고 있는 소상공인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처사다. (정부가) 이를 없애겠다고 해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 전통시장만 찾을 게 아니라 지역화폐도 유지해야 소상공인이 산다"며 "그런데 이를 '야당 주장'이라고만 하니 국정 운영이 안 된다. 열린 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출범한 민주당 총선기획단에서도 활동 중이다. '친명(친이재명)계 일색'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총선기획단에서 정 의원은 한병도 의원과 함께 유일한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된다. 그는 공천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과 관련 "민주당이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시스템 공천'"이라면서 합리적인 공천 진행을 강조했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일문일답.
[여의도 人터뷰]정태호 "기업들 죽고 나서 재정건전성 무슨 의미냐" 원본보기 아이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서 민주당이 압승한 이유는 뭔가. 총선까지 승기를 이어 가기 위한 과제가 있다면?


▲총선 승리는 이재명 대표가 정확하게 표현했다고 본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이지 민주당의 승리는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를 보면 60%(부정평가)가 이미 심판할 준비가 돼 있던 것이다. 지난 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이 민주당에 기회를 준 것이라고 본다. (여당의)오만한 후보 공천도 민주당 승리의 이유였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이번 총선을 대하는 민주당도 정말 겸손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본다. 국민들은 교만하면 가차 없이 등을 돌린다. 두 번째로는 '민생경제'다. 최근 지역구 미장원에 갔더니 한 달에 2번 오던 손님들이 1번만 온다고 한다. 부채·이자로 지갑을 닫고 있다. 올해 경제 성장률도 1.4%로 예측된다. 1%대 성장률은 비상시기를 빼놓고 역대 최저다. 국민의힘이 이미 무능한 정권으로 찍혀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대안 정당으로서 '유능함'을 보이고, 더 나아가 '개혁' 과제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의 민생경제 대책은 어떻게 다른가


대한민국은 저성장이 구조화되는 상황에서 '성장률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다. 핵심은 수출회복, 내수진작이다. 이재명 대표가 '3% 성장률 회복을 위한 제언'을 했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정부·여당도 '민생경제'를 내세우며 정책을 내놓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국민은 정부·여당의 '책임감'을 토대로 유능함을 판단한다. 그러나 김포를 서울시로 편입시킨다는 메가서울, 공매도 금지 등을 보면서 과연 '책임있는 정부·여당'인가 묻게 된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도 하루아침에 폐기하고 갑자기 '서울 메가시티'를 얘기한다. 정부는 국가 전체를 보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인구 소멸 시대,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책임 있는 비전을 갖고 접근해야 하는데 단순 총선 전략으로 쓰려고만 하니 반대 여론이 높게 나오는 거다. 이명박 정부 때 '뉴타운' 사업으로 주민 갈등만 유발하더니 그걸 또 반복하고 있다. 피해는 국민들에게 간다.


- 최근 법안을 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대해 설명해달라


▲ 이 대표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임시소비세액공제 신설과 지역화폐 예산 확보 등을 얘기한 것과 맥이 닿아있다. 내수 진작을 위한 대책(올해보다 더 많이 쓴 카드 사용액의 5%에 대해 연간 50만 원 한도로 세액 공제를 해주는 방안)이다. 많이 쓴 만큼 일정 비율을 세금에서 공제해주자는 것인데, 세액공제를 통해 소비를 장려하고 침체 국면의 경기를 활성화해 경제성장률을 견인하자는 차원에서 마련했다.


-예산 정국서 여야 입장차가 큰데, 법정시한(12월 2일)은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나


▲정부·여당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수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정부·여당은 연내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켜서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해 야당과 적극 대화에 나서야 하는데 그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은 보수적인 교수들도 반대하고 있다. 또한 지역화폐 예산 삭감은 코로나 이후 경제위기 속에 피해를 입고 있는 소상공인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처사다. 이를 없애겠다고 해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 전통시장만 찾을 게 아니라 지역화폐도 유지해야 소상공인이 산다. 그런데 이를 '야당 주장'이라고만 하니 국정 운영이 안 된다. 열린 대화가 필요하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총선기획단의 역할은


▲이번 총선기획단의 컨셉은 민생·혁신·미래다. 민생은 앞서 말했듯 3% 성장률 회복을 위해 논의할 것이고, 혁신·미래 정당 측면에서 총선기획단에서는 '다양성의 포용''직접 민주주의의 확대·수용'을 통해 실천해 나가려고 한다. 특히 직접 민주주의 확대의 경우, 대의원제도로 해결되어 왔는데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의사 표현이 가능하게 되면서 직접 참여하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기존 대의 민주주의와 어떻게 조화롭게 연결해 나가야 할지 준비해 가야 한다. 혁신과 관련해서는 김은경 혁신위에서 제안한 것들이 있다. 이를 어떻게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인가가 과제다. 내년 총선에서 청년·여성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할 수 있는 문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도 고민하고 있다.


-공천룰 개정 가능성을 놓고 당내 논란이 있다.


▲당 대표는 '시스템 공천'을 통해 진행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 시스템 공천에서 전제가 되는 게 1년 전에 공천룰을 확정하는 거다. 당시 전 당원 투표를 통해 공천룰을 확정했다. 김은경 혁신위에서 한 제안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의 문제는 총선기획단에서 논의할지 안 할지 마무리는 짓고 가야 할 것 같다.



친문 정책통…'신중년' 앞세워 "세대 확장"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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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친문 정책통'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정무기획비서관, 정책조정비서관, 기획조정비서관, 대변인, 정무비서관을 거쳤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와대 정책기획비서관과 일자리 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에서도 내년 총선 전략을 짜고 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세대 확장'을 꼽고, 새로운 접근법으로 '신중년'을 내세웠다. 20·30세대의 지지를 회복하는 한편, 정책 사각지대에 있는 55~65세 사이 '베이비붐' 세대를 겨냥해 정치적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정 의원은 "20·30세대의 강력한 지지를 회복하고, 신중년에 대한 관심도 기울여야 한다"며 "신중년은 100세 시대를 앞두고 새 인생을 준비해야 하는 세대인데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40·50세대를 겨냥해 고용 안정을 비롯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민주당을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하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AI 산업 육성을 통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의 'IT강국-벤처 육성'의 맥을 잇겠다는 계획이다. 정 의원은 "민주당은 늘 미래 지향적인 아젠다 주도력을 갖고 있었다"면서 "김대중 정부에서 IT산업을 주도했고, 노무현 정부에서 이를 확대했으며 문재인 정부 때에는 벤처기업을 육성해 유니콘 기업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미래전략 사업이라고 하면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를 이야기하는데 그 다음은 무엇일까 생각하면 AI"라면서 "피할 수 없는 흐름에서 대한민국이 IT강국이 된 것처럼, 향후에는 'AI시대 허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AI'라는 등식이 그려질 수 있도록, 민주당이 미래를 대표하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할수 있도록 정책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민주연구원은 최근 10대 국가전략과제를 제시했다. ▲탄소중립 ▲2023년 불평등 ▲초저출생·인구위기 ▲국가균형발전 ▲경제성장 ▲일자리 ▲국가재정 ▲새로운 민주주의 ▲외교·안보 ▲교육 등으로 나눠 세부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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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대전환기를 맞아 인구문제, 균형발전 문제, 불평등 문제, 민주주의 문제 등 새로운 도전을 받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적어도 민주연구원이 민주당 정책이 될 수 있는 답을 내놔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개 분야에서 국가전략과제로 제시할 정책들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내년 총선 공약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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