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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2도]AI와의 불편한 동거…해법은 동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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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렛 에드워즈 감독 '크리에이터'
위험한 균형을 잘 유지하기 위해
불교 연기설의 공존공영 추구

인간과 디지털 기술은 불편한 동맹관계다. 전자가 후자를 감독한다면 문제가 될 소지는 없다. 반대라면 복잡해진다. '터미네이터2(1991)'에서처럼 시공간을 초월한 위협을 받을지도 모른다. 물론 기계에 인간 같은 의식이 생길 가능성은 희박하다. 인간은 아직 의식이 작동하는 원리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그걸 인위적으로 재현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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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창조물이 인간을 지배하는 영화는 끊임없이 나온다. '프랑켄슈타인(1931)',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매트릭스(1999)', '아이, 로봇(2004)', '프로메테우스(2012)'…. 하나같이 인간이 느끼는 고차원적 욕구를 제시하고 기술과의 불협화음을 이야기한다. 갈등을 해결하는 열쇠로는 도덕적 의사결정을 앞세운다. 인간 고유의 활동이다. 공정, 정의 등의 개념부터 인간이 빚어냈기에 자동화가 불가하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크리에이터'는 전뇌 에뮬레이션이라는 개념을 차용해 통념을 뒤집는다. 근미래 인간들이 뇌 신경 네트워크 구조를 통째로 복사하고 컴퓨터로 재현해 인공지능(AI) 시뮬런트를 양산한다. 미국은 로스앤젤레스에 핵폭탄을 떨어뜨린 주범으로 지목하고 척결에 나선다. 선봉에는 전직 특수부대 요원 조슈아(존 데이비드 워싱턴)가 있다. 인간과 시뮬런트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뉴 아시아에 잠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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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런트는 선량한 인간을 모델로 삼아서인지 온기를 품고 있다. 인간 이상의 공동체적 유대감과 애정도 보인다. 뉴 아시아 인간들은 쓰레기처럼 소각하는 미국과 달리 한 가족처럼 대해 준다. 함께 한계를 극복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간다. 일련의 과정에서 핵심 과제는 혁신적 기술이 아니다. 지속가능한 공존의 윤리다. 과학과 영성 사이를 지혜롭게 연결하는 인문학적 사유 능력으로 대두한다.


중심에는 동양 철학, 특히 불교 연기설이 자리해 있다. 모든 현상에 독립·자존적인 것은 없으며, 모든 조건·원인이 없으면 결과도 없다는 견해다. 만물의 인과관계와 상호의존성을 강조한다. 허남결 동국대 교수는 지난 7월 학술대회 ‘AI 축복인가 재앙인가 - AI 시대의 명암과 불교적 진단’에서 “연기설로 구현한 불교적 AI야말로 과학과 영성을 결합한 인공지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존의 지혜는 스탠포드대 인간중심지능연구소나 하버드대 임베디드 에틱스 프로그램의 설립 취지, 연구철학 등과도 일맥상통한다”며 “인간과 기계, 그 외 모든 존재와의 공존공영을 추구하는 이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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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 동국대 불교학술원 전임연구원 등이 제언한 ‘AI 시대, 불교 교육 방향성 고찰을 위한 시론적 연구’도 비슷한 내용을 설파한다. “AI를 위한 윤리적 준거를 탈인본주의적으로 탐색하려는 접근 가운데 하나가 포스트휴머니즘”이라며 “불교 금강경에서 유기적 연기(緣起) 관계로 보는 관점과 동일하다”고 설명한다. 에드워즈 감독은 위험한 균형을 유지하는 바탕을 넘어 사랑으로까지 내세운다. 수평적 존재론의 반영 여부에 따라 AI 성패가 좌우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의 지능이 어느 쪽으로 치우치느냐가 기술력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역설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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