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착오로 15년 중복 규제…주민·시가 함께 풀어냈다
용인 포곡·모현읍 수변구역 내년 상반기 해제 예상
주민들 "목욕탕도 못들어서…살기 좋아질것" 기대감
"15년간 잘못된 규제 때문에 음식점은 물론 목욕탕 하나 제대로 지을 수 없었어요. 이제 좀 살만해지겠죠."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모현읍 일대 주민들이 이중규제 해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있다. 지난 2008년 이후 정부의 착오로 묶여 있던 경안천 일대 '수변구역' 해제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포곡·모현읍 일대가 '한강수계 상수원수질개선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한강수계법)'에 따른 '수변구역'으로 묶인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이 일대에서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물론 음식점, 목욕탕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 건립조차 엄격하게 제한돼 왔다.
포곡읍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모씨(47)는 "지난해 수변구역에서 커피를 판다는 민원으로 단속이 나왔다"며 "자칫 전 재산을 털어 시작한 카페가 문을 닫고 길바닥으로 쫓겨날 뻔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씨는 단속 과정에서 이 지역이 착오로 이중규제를 받게 됐다는 것을 알았다. 해당 지역은 한강수계법의 수변구역 외에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률(군사시설법)'의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중첩규제를 받고 있었던 것. 이는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은 수변지역 지정·고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한강수계법과 배치된다.
한씨 등 주민들은 시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해결책이 보이지 않았다. 이 일대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용주씨(63)는 "그동안 수도 없이 민원을 넣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해결의 실마리가 보였다. 잇따른 주민들의 민원에 용인시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직후 '규제완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찾아 없앨 것을 주문했다. 경안천 주변 지역에 불합리하게 부과됐던 이중 규제도 대상에 포함됐다. 이 시장은 당선인 시절부터 수변구역 규제 등 지역의 환경 관련 규제 현황에 관심이 많았는데 지난해 8월 수변구역 지정이 잘못됐다는 민원이 접수되자 즉각 관련 부서에 내용을 확인토록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시는 해당 지역의 규제가 행정착오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올해 4월 추경을 통해 2200만원의 예산을 편성,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해제 대상 면적을 확정한 시는 지난달 정부에 중복규제 해제를 공식 요청했다. 시가 확정한 해제 대상 면적은 축구장 500개 크기와 맞먹는 3.9㎢(약 118만 평)다. 한강유역환경청은 다음 달 현지 실태 조사를 실시하는 등 수변구역 지정 해제 여부를 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통상 1년 정도가 걸리는 해제 절차 역시 6개월 정도로 단축할 수 있도록,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방침이다. 잘못된 규제인 만큼 주민의 재산권을 하루빨리 되찾아야 한다는 이 시장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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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씨는 "과거 시청에 민원을 넣을 때만 해도 포기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막연했는데 시가 수변구역 해제에 적극 나서면서 이번에는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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