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위안부>를 쓴 박유하 교수는 1957년생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학사과정을, 와세다대학에서 석사·박사과정을 거치며 모두 일본 문학을 전공했다. 귀국 후에는 세종대학교 일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가라타니 고진의 '일본 근대 문학의 기원'을 번역하기도 했다. 나쓰메 소세키, 야마다 에이미, 오에 겐자부로 등 많은 작가의 소설을 번역했고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오사라기 지로 논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세종대에서 정년퇴직하고 현재는 명예교수로 강의를 하고 있다.


박유하 세종대 교수

박유하 세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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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위안부>는 2013년 8월 발간됐다. 박 교수는 이 책에서 한국 소녀들을 위안부로 데려간 일본인 민간 업자들이나 일부 조선인이 위안부 모집에 협조한 사례들을 나열하는 등 이전까지 알려진 상식과 다른 주장들로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순결한 조선 처녀를 잔혹한 일제가 강제 동원했다'는 식의 표피적 인식을 벗어나 균형 잡힌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 등으로 기술했다는 해석도 있었다. 책은 출간되자마자 한일 간 최대 쟁점인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가장 논쟁적인 책이 됐다.

박 교수에게는 '일본 극우세력의 앞잡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또다시 폭력을 저지른다'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당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9명과 지원단체 '나눔의 집'은 2014년 6월 박 교수와 출판사 대표를 상대로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2015년 5월엔 책 내용 34곳을 삭제한 2판이 나왔다. 박 교수의 주장을 비판하는 쪽에서 <제국의 변호인 박유하에게 묻다>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가 잇따라 출간됐다. 반면 일본학자 14명과 김철 연세대 교수가 박 교수를 옹호하는 책 <대화를 위해서>를 내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와 관련한 논란도 촉발됐다. 김철 교수와 장정일 작가 등 지식인 194명은 "한 학자가 내놓은 주장의 옳고 그름을 사법적 판단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발상은 너무나 시대착오적이다"며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지키고자 하는 모든 시민들과 함께 박 교수에 대한 기소 사태를 깊이 우려한다"는 성명을 냈다. 반면 윤정옥 이화여대 명예교수, 정진성 서울대 교수 등은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연구자와 활동가 일동' 명의로 "원칙적으로 연구자 저작에 대해 법정에서 형사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단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제국의 위안부>는 사실관계, 논점의 이해, 논거의 제시, 서술의 균형, 논리의 일관성 등 여러 측면에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책"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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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2016년 1월 민사소송에서 재판부의 원고 승소 판결로 패했다. 이듬해 1월25일 선고된 형사재판에선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으나 1심 법원은 "학문적 표현은 옳은 것뿐만 아니라 틀린 것도 보호해야 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해 10월27일 2심 법원은 검찰이 명예훼손으로 본 35곳 표현 가운데 11곳은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게 맞는다며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이로부터 약 6년 만인 26일 대법원은 박 교수를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없다"며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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