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법원 "호적상 성별 변경을 위한 성전환 수술 의무는 위헌"
재판관 15명 전원일치
신체 자유·행복추구권 침해 결론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호적상 성별 변경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성전환수술을 의무화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해당 판결에 따라 앞으로 수술없이 호르몬 치료 등을 받으며 성별 전환을 요구하는 트렌스젠더 민원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아사히신문은 전날 우리나라 대법원 겸 헌법재판소 격인 최고재판소에서 이같은 판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재판관 15명 전원일치 판결이다. 최고재판소가 기존 법률에 위헌 판단을 한 것은 태평양전쟁 이후 12번째로, 법무성은 앞으로 해당 내용을 규정한 법률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
이번 위헌 소송을 제기한 원고는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성별 변경을 요구해온 트렌스젠더로,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고 호르몬 치료를 받아온 상황에서 성별 변경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에서는 호적상 성별 정정에 관한 내용을 '성 동일성 장애 특례법'에 따라 규정하고 있다. 성 동일성 장애는 신체의 성별과 스스로 인식하고 있는 성별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동안 특례법에서는 성별 변경에는 5가지 요건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이 중에는 '생식선이 없거나 그 기능을 영속적으로 결여한다'라는 생식불능요건, 그리고 '변경하려는 성별의 생식기와 비슷한 외관을 갖추고 있다'라는 외관요건도 포함된다. 법적 성별 정정을 위해서는 성전환 수술을 해야만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고재판소는 이는 신체의 자유와 반대되는 것이라고 봤다. 재판소는 본인이 인식하는 성별로 취급되는 것은 '중요한 법률적 이익'이라며 생식불능요건은 행복추구권을 정한 일본 헌법 13조와 배치된다고 판단했다.
또한 요건의 취지는 2003년 특례법이 만들어질 당시 변경 전의 생식 능력으로 아이가 태어나는 것에 의한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함이었으나,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는 것 또한 극히 드물다고 봤다.
여기에 사회적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확산되고, 의학적으로도 발달하게 되면서 이 요건은 "강제 신체 침습(의학적 자극)인 수술을 감수할 것인지, 중요한 법적 이익을 포기할 것인지 가혹한 양자택일을 강요받는 제약이 됐다"라고 인정했다.
다만 외관요건과 관련해서는 고등법원에서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이에 수술을 받지 않은 원고의 성별 변경을 인정할지에 대한 법적 판결은 미뤄지게 됐다. 여기에 대해서 3명의 재판관은 "외관요건도 엄밀한 위헌"이라며 원고의 성별 변경을 허용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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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까지 일본에서 호적 성별을 바꾼 사람은 1만1030명이다. 아사히신문은 “성 동일성 장애로 진찰받은 사람 중 수술을 선택해 성별 변경까지 이르는 사람은 20%에 그친다”며 “이번 최고재판소 판결은 자기 결정권을 존중해 법 테두리 밖에 있었던 사람들을 구제하는 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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