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섭의 금융라이트]美 기준금리 언제 내릴까?…'헤드페이크' 논쟁
美에서 불거진 헤드 페이크 논쟁
과열된 물가, 안정세로 접어들까?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워싱턴DC 연방준비은행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복싱 경기에서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선수들을 본 적 있나요?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린 채로 왼쪽 동료에게 공을 패스하는 농구선수는요? 스포츠 경기에서 선수들은 상대편을 속이기 위해 머리를 이리저리 움직이곤 합니다. 이걸 ‘헤드 페이크(Head Fake)’라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경제계에서는 이른바 헤드 페이크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경제·금융 용어에서 헤드 페이크란 한 방향으로 움직이던 지표가 갑자기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마합니다. 가령 A주식의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고, 앞으로 계속 상승할 거라는 징후까지 있다고 가정해볼까요? 당연히 사람들은 A주식이 내려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겠죠. 하지만 며칠 뒤 A주식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마치 머리는 오른쪽을 향하지만 공은 왼쪽으로 패스하는 농구선수처럼요.
미국에서 불거진 헤드 페이크 논쟁의 핵심은 경기와 물가입니다. 미국의 경기와 물가는 앞으로 안정세에 접어들까요? 아니면 과열 양상을 보일까요? 우선 미국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지난 7월 이후 각종 지표는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당장 8월 실업률만 봐도 3.8%로 전월에 비해 0.3%포인트 올랐으니, 경기과열이 해결되고 물가도 안정될 거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거죠.
그런데 지금의 안정세가 사실은 헤드 페이크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과열 움직임을 보일 거라는 거죠.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낮은 물가상승률이 추세인지 단순 우연인지 확인하는 게 핵심”이라면서 “2021년과 지난해에도 물가가 하락하더니 급상승했다”고 경고했습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준 총재도 “물가 안정세가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되면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고 했고요.
유가 고공행진에 "물가상승률 2% 멀었다"
헤드 페이크를 우려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유가입니다. 지난 6월 이후 국제유가는 이미 30% 가까이 폭등했습니다. 국제유가를 좌우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고유가 정책을 고수하고 있죠. 거기다 미국의 서비스업도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오르기도 했고요.
헤드 페이크 논쟁에 관심이 쏠리는 건 경기와 물가의 방향에 따라 기준금리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경기와 물가가 다시 오르게 된다면 연준으로서는 다시 기준금리를 올려야 합니다. 헤드 페이크를 읽지 못하고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거나 내리기 시작하면 가까스로 잡은 물가가 다시 뛰어오르는 계기가 될 수 있죠. 과거에도 성급하게 기준금리를 인하하다 물가 재폭등에 시달린 사례가 있는 만큼 연준으로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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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습니다. 다만 연말에 한 차례, 내년에 두 차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초부터 기준금리가 5.25%포인트 상향조정 돼 연준의 중립 통화정책 수준을 상회했다”면서도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얘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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