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中 겨냥해 '탈북민 북송 저지' 첫 결의안 추진
지성호, 中 탈북민 강제북송 저지 결의안 마련
성일종, 유엔 등 국제기구 책임까지 명시 결의
국민의힘, 북송 저지 결의안 당론 채택 가능성
북한의 국경 개방과 오는 23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을 계기로 재중 탈북민의 대규모 북송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여당 의원들이 잇따라 '강제북송 저지'를 위한 결의안을 마련하고 나섰다. 우리 국회에서 중국 정부의 책임을 명시하며 탈북민의 인권상황에 우려를 표명하는 것은 처음으로, 국제적 행사를 앞둔 중국에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중국 내 억류 탈북민 강제송환 저지 결의안'을 이르면 다음주 초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이날까지 윤재옥·권성동·김예지 의원 등 여당 소속 19명이 서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대중국 의회 간 연합체(IPAC) 정상회의에서 '재중 탈북민 북송 위기'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제공=지성호 의원실]
결의안 초안에는 "중국에 억류 중인 2600여명의 북한이탈주민이 ▲난민지위협약 ▲고문방지협약 ▲사회권규약 등 국제법에 의거, 자신의 의사에 따라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적시됐다. 우리 국회에서 중국 정부의 책임을 명시적으로 지적하며 탈북민의 인권침해에 대한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결의안은 북한이 최근 노동자·유학생·외교관 등의 귀국 승인을 시작으로 국경 개방을 공식화한 점을 언급하며 "중국 내에 억류 중인 탈북민이 북송될 경우 처형은 물론 정치범 수용소에서의 고문, 성폭행, 강제낙태, 노동 착취 등 비인도적 대우를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국가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번 결의안에 동참한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재 중국에 억류돼 있는 2600여명의 북한이탈주민들이 북·중 국경이 다시 열리면서 북한으로 송환될 위험에 처했다"며 "대규모의 참혹한 인권 탄압이 우려된다. 이들의 석방돼 대한민국 및 제3국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의힘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與 의원들, 잇따라 결의안 마련…당론 채택 가능성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지낸 성일종 의원도 가세했다. 성 의원이 마련한 결의안은 중국 정부는 물론 유엔 관련 기구들의 책임까지 강조하며, 탈북민 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까지 한기호·최재형·안철수 등 여당 의원들과 국민의힘 합류를 선언한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 민주당 출신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등 13명이 동참했다.
결의안은 중국 정부가 2012년 6월 시행한 중화인민공화국 출경입경관리법상 난민지위 심사 절차를 거론하며 "중국 정부가 탈북민의 난민지위 신청을 불허하고 강제송환 정책을 계속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특히 유엔 인사들의 관련 발언,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 측의 재중 탈북민 북송 우려 등을 열거하며 "탈북민에 난민지위나 다른 합법적 체류 지위를 부여하도록 (정부가) 양자 교섭, 유엔 정부 대표 연설·성명 등 모든 외교적 수단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성일종 의원은 "헌법상 북한 주민들도 모두 소중한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며 "(북송이 우려되는) 탈북민이 난민 지위를 확보해서 대한민국으로 올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의원들이 잇따라 '북송 저지'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결의안을 당론으로 채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지성호 의원은 윤재옥 원내대표에 '북송이 이뤄질 경우 얼마나 대규모의 인권침해를 불러올지' 직접 설명하고 당 차원의 결집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 의원은 최근 대중국 의회 간 연합체(IPAC) 정상회의에서 이 사안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바 있으며, 이후 공동선언문에 "각 회원국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도록 압력을 가한다"는 이행 결의가 마련되기도 했다.
"사상 처음"…與, 아시안게임 앞두고 中 공개 압박
중국 정부는 탈북민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경제적 이유'에 따른 불법체류자로 간주하고 있다. 재중 탈북민은 불안정한 신분 탓에 인신매매와 강제결혼, 성폭행, 노동 착취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인권침해는 강제결혼 등으로 중국에서 태어난 자녀에 대한 (부모 북송에 따른) 강제 분리, 강제 낙태 등 2차 피해로 대물림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책임을 명시한 결의안이 나올 경우 '북한인권'을 중시하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적 움직임도 보다 전향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무엇보다 아시안게임 기간 중 결의안이 발의되는 자체로 중국 정부에 큰 압박이 될 전망이다.
앞서 일본 중의원(하원)은 지난해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신장 위구르 및 홍콩에 대한 인권 상황을 우려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는데,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으로 자국 영토라는 입장을 고수 중인 해당 지역들의 문제와 달리 탈북민 사안에 관해서는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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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호 의원은 "우리 국회에서 북한이탈주민의 강제북송을 저지하기 위한 사상 첫 결의안을 마련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국외 북한이탈주민도 헌법에 명시된 우리 국민으로, 이들의 신변 안전과 헌법·국제법에 따른 기본권을 수호하기 위해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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