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가삼현 HD한국조선 부회장 “기술 초격차 유지, 韓조선업 갈 길”
'제20회 조선해양의 날' 은탑산업훈장 수훈
"초(超)격차 기술로 국내 경쟁사보다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이상 앞서 있습니다. '기술 차별화'로 앞으로도 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0회 조선해양의 날' 기념식에서 가삼현 HD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은 "항상 직원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남들 다하는 사업이라도 우리는 더 다르게 더 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HD한국조선해양만의 강점은 '기술'이라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제20회 조선해양의 날' 행사 전 VIP 티미팅에 참석한 가삼현 HD한국조선해양 부회장 [사진제공=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요즘 HD현대가 중공업, 조선 그룹이 아니라 첨단기술기업 같다는 생각이 든다.
▲HD현대그룹 경영 방향은 (주요 경영진 논의 끝에) 초격차 기술 전략으로 정했다. 신사옥 이름이 글로벌R&D센터다. 연구개발(R&D)과 엔지니어링 회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미다.
탄소 다배출 업종 중 하나인 조선업계에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술혁신이 화두다. 글로벌 조선사와 선사들이 친환경 선박과 자율운항을 위한 디지털 솔루션에 집중하는 이유다.
-조선업계 변화가 빠르다. 중국이 위협적이라고 한다.
▲초기 글로벌 조선업은 노동 집약적 산업으로 인건비 싸움이 관건이었다. 1980년대 중반부터 HD현대중공업이 글로벌 시장 1위를 꿰찼지만 양이 아니라 질로 경쟁사를 압도하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초반 이후다. 동시에 이 시기부터 중국 조선사들이 저렴한 인건비를 무기로 한국 조선업계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중국 조선사가 양적인 측면에서 한국 조선사를 따라잡았지만 세계 어디에서도 중국이 (한국을) 앞섰다고 평가하는 곳은 없다. 기술에서 다시 말해 질적 측면에서 한국 조선사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규모로 밀어붙이는 중국에 앞서기 위해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는 게 한국 조선업이 가야 할 길이다.
-기술 선두를 유지할 수 있나.
▲기술에서 앞서간다면 우리 조선산업은 30~40년 뒤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 그때는 배가 물 위에 다닌다는 법이 없다. 수상(水上)에 떠다닐 수도 있고 날아다닐 수도 있고, 물속에만 다닐 수도 있다.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2년에서 5년 정도만 기술 측면에서 앞서면 따라잡히지 않는다. 10~20년 앞설 필요는 없다. 단 20년 후에도 2~5년 앞서가야 한다.
-조선업계 인건비가 부담이라고 한다.
▲디지털화나 자동화를 하면 어느 정도 생산성이 올라갈 순 있겠지만, 해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가 봐도 제품 자체가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인건비를 줄이기보다 선박 품질 향상에 올인할 계획이다.
-글로벌 선사들이 중국 선박보다 비싼 국내 조선사 선박을 사는 이유는.
▲삼성전자를 좋아하지만 요즘 젊은 층들은 삼성전자 휴대폰보다 비싼 애플을 쓴다고 하더라. 다른 업계와 단순 비교할 순 없지만, 중국 선박보다 10% 비싼 우리 선박을 사는 이유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날 가 부회장은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불확실한 경제 여건에도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 수주 물량을 확보하고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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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양의 날은 1997년 9월 15일 연간 수주실적 1000만t 돌파를 기념하는 날이다. 2004년부터 조선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출동하는 업계 연중 최대 행사로 기념식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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