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등교거부생 선수권 대회' 수상자
적응 못 해 등교거부 9년째…어머니의 사랑으로 상처 치유

일본에서 얼마 전 '등교 거부 학생권 대회'가 개최돼 화제를 모았습니다. 각자의 사정으로 학교에 가지 않는 '등교 거부생'이 본인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찍어 출품하는 대회였기 때문인데요. 대회 주제는 '학교 가기 싫은 내가, 학교 가기 싫은 너에게'였습니다.


17세 이츠키(가명) 씨는 등교 거부 9년 만에 어머니와 나눈 대화 영상을 올려 지난달 이 행사에서 상을 받게 됐는데요. 여러 사람에게 감동을 줘 화제가 됐습니다.

오늘은 학교 가기 싫었던 이츠키 씨가 다른 학생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어머니에게 인터뷰를 시도하는 이츠키(가명)씨.(사진출처=NHK)

어머니에게 인터뷰를 시도하는 이츠키(가명)씨.(사진출처=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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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방송에 따르면 이츠키 씨는 어렸을 때부터 사람이 많은 곳을 싫어했다고 합니다. 공부는 좋아했지만, 학교에 가려고 하면 몸이 움직이지 않아 답답했다고 하는데요. 스스로 '나는 이상한 사람이다', '부적응자다'라는 생각을 해왔다고 합니다.

이츠키 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던 중 등교 거부를 선언하고, 9년간 학교에 나가고 있지 않은 상황인데요. 대신 단체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집안 사정 등으로 학교에 출석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사이버 수업을 제공하는 '통신제 고등학교'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머니와 학교에 같이 등교해보려고 했는데 현관에서부터 몸이 굳어 움직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츠키 씨는 "이유도 모르겠고, 내가 왜 학교에 가지 못하는 걸까. 내가 못난 사람일까"라며 무능함에 답답했다고 합니다. 간만에 용기를 내어 학교에 나가도 "오늘은 쟤 왜 학교 나왔대?"라는 동급생들의 말, 기껏 교문까지 힘들게 왔는데 선생님이 내놓는 "힘내서 교실로 가자"는 말이 모두 상처가 됐다고 하네요.


이츠키 씨는 이번 학생권 대회에 참가하면서 드디어 과거의 자신과 대면하게 됐다고 합니다. 학교에 가지도 않고, 가지 못하는 자신을 혐오해 악순환이 반복했던 시기에 항상 자신을 믿어준 어머니와 대화하게 된 것인데요. 9년간 어머니에게 한 번도 묻지 못했던, 등교를 거부한 자신에 대한 생각을 묻게 됩니다.


등교거부 학생권 대회 출품작들.(사진출처=NHK)

등교거부 학생권 대회 출품작들.(사진출처=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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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키 씨의 어머니는 "처음에는 학교에 보내보려고 억지로 밀어붙여 봤다. 학교에 데려다주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도 해봤다"로 운을 뗐는데요. 이츠키 씨가 "불출석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어머니는 "아무렇지도 않다"라는 뜻밖의 대답을 내놓습니다.


그는 "학교에 가든 안 가든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며 "고민도 했지만, 학교에 가지 않는 시간 동안 함께할 수 있는 것이 많았고, 무엇보다 이츠키가 계속 옆에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키웠다"고 말했는데요. 어머니와 9년간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주고받으며 이츠키 씨는 모든 죄책감을 떨쳐내게 됩니다.


이츠키 씨의 이번 인터뷰는 등교 거부 아동 부모 단체 대표로부터 표창장을 받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는데요. 그는 "당시의 나 자신에게 '괜찮다, 자신을 믿고 선택한다면 미래는 괜찮을 것이다'라고 전해주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내놨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일본 전역에서 352편의 영상이 출품되고, 영상 재생 수는 1000만 회를 넘겨 대중의 호응을 끌어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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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결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의아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제도권 밖으로 나가게 된 학생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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