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겨냥 쓴소리 한 ‘소신 판사’
올해 말 대법관 인사부터 존재감 드러낼 듯

22일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용균 서울고법 부장판사. [사진제공=대법원]

22일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용균 서울고법 부장판사. [사진제공=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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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62·사법연수원 16기)는 법원 내 ‘중도·보수 아이콘’으로 불린다. 지난해 오석준 대법관 임명 당시 최종 후보군 3명에 이름을 올렸을 만큼, 법원 안팎에서 "업무적으로 흠잡을 데가 없다"는 평을 듣는다. 또 일단 방향을 잡으면 강한 추진력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이 후보자가 대법원장에 임명되면 무엇보다 지난 6년간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기울어진 사법부를 바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과거 법원장 취임식 등에서 김 대법원장 체제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이 후보자는 2021년 ‘법관 탄핵 거래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대전고법원장에 취임하면서 "법원을 둘러싼 작금의 현실은 사법에 대한 신뢰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법원이 조롱거리로 전락하는 등 재판의 권위와 신뢰가 무너져 내려 뿌리부터 흔들리는 참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불변의 이념'을 가진 사람은 '변화하는 현실'에만 끌려다니는 사람과 비교해 언제나 소수인 것 같지만 역사는 결국 이 소수가 역사를 전진시켜서 사회를 새로운 발전단계로 들어가게 했다고 증명하고 있다"며 "정치권력, 여론몰이 꾼, 내부간섭 등 부당한 영향에 의연한 자세로 헌법과 법률을 지키는 것만이 법의 지배를 실현할 수 있다는 소신으로 용기 있는 사법부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받고 대법원장에 취임하면 향후 사법부의 체제는 180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신의 소신을 밀어붙이는 이 후보자의 업무 스타일상 김명수 코트에서 추진하던 여러 정책이 중단되거나 원상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이 후보자는 내년 1월1일 퇴임하는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의 후임을 임명 제청하면서 법원 인사의 포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임기 동안 13명의 대법관을 모두 교체하게 된다. 올해 말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의 후임 인사 때부터 이 후보자와 결이 유사한 보수 성향의 인물이 대법관으로 발탁될 것으로 점쳐진다. 인사 외에도 폐지된 고등법원 부장판사 제도의 부활이나 법원장 후보 추천제의 폐지 등 김 대법원장 시절 바뀐 법원 내 조직 내지 제도가 다시 개편될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고위 법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가장 중요한 건 대법원장이 중심을 잡고 판결의 정치편향성 논란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일선 법원장을 투표로 뽑는 '법원장 후보 추천제'부터 손볼 필요가 있고, 특정 학회 출신이 요직을 독점하는 인사도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이 이전보다 지연되는 건 고법 부장판사제가 없어진 게 큰 원인"이라며 "법관들이 야근 혹은 주말 근무라도 해서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할 동기 부여가 되지 않고 있다. 법 개정 사항이긴 하지만 부활시키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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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자는 부산 중앙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두 차례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맡았고 2009년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한 뒤, 서울남부지법과 대전고법에서 법원장을 지냈다. 법원 내 '엘리트 판사' 모임으로 알려진 민사판례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했으며, 일본 등 해외 법제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원 내부에서는 소신 있는 판결과 일본 판례에 정통한 판사로 알려져 있다.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대학 1년 후배지만,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된 이후부터는 교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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