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임대료·드럭스토어 경쟁 부담

일본의 대형 편의점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신규출점 수가 전년대비 20% 이상 급감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때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던 일본 편의점업계도 내수시장 위축과 높아진 임대료, 인건비 등 구조적 문제를 견디기 어렵다는 평가다. 여기에 최근 '돈키호테' 등 드럭스토어가 더욱 값싼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내놓는 등 경쟁까지 치열해지면서 편의점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은 세븐일레븐 재팬 등 대형 편의점 3사를 상대로 한 자체 여론조사에서 편의점 3사의 총 신규출점 수는 전년대비 21% 감소한 1040곳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편의점들이 가장 많이 출점했던 시기인 2013년과 비교하면 30% 수준에 불과하며,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후 최저 수치다.

닛케이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전년대비 6% 감소한 625곳을 신규출점하는데 그쳤고, 로손은 53% 감소한 228곳을 새로 냈다. 패밀리마트만 전년대비 10% 증가한 187곳을 신규출점했지만 전성기에 비해 출점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로손 관계자는 유난히 많이 감소한 출점 수에 대해 "수도권 임대료가 올라 점포의 질에 더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며 "그 결과 점포가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니케이에 전했다.

일본 편의점의 내부 모습.

일본 편의점의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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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3사가 신규출점을 꺼리는 이유는 높아지는 임대료와 인건비 때문이다. 부동산 기업인 일본 앳홈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신주쿠 등 도쿄 중심지의 50평 이하 점포의 평당 임대료는 전년동기대비 1.7% 증가한 2만5635엔(23만5800원)이었다. 나고야나 오사카 등의 대도시도 동반 상승 추세다.


이에 한 때 회사별로 연 1000개 이상 출점을 계속해왔던 편의점 업계도 바뀌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올해 출점 계획은 지난해 대비 6% 감소한 585곳이다. 로손은 23% 증가한 280곳을 신규 출점할 예정인데, 지난해 크게 감소했던 출점 수치를 비교하면 여전히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패밀리마트는 응답하지 않았다.


여기에 이미 편의점 시장이 과포화 상태기 때문에, 일반 점포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점도 한몫했다. 일본 국내 편의점 점포가 약 6만개에 달하는 데다가, 드럭스토어 등도 최근 PB 상품 판매를 시작하며 편의점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럭스토어인 돈키호테는 최근 '정열가격(情熱?格)'이라는 PB 브랜드를 내걸며 의류와 식료품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 돈키호테는 패션 브랜드 GU보다 싼 청바지를 선보이겠다며 690엔(6300원)짜리 청바지를 출시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돈키호테가 출시한 PB 상품 '올리브 오일 케틀칩'. 상품명이 156자에 달한다.(사진출처=돈키호테)

돈키호테가 출시한 PB 상품 '올리브 오일 케틀칩'. 상품명이 156자에 달한다.(사진출처=돈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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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아예 상품 표지를 100자 이상의 상품명으로 도배하는 마케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발매된 ‘올리브 오일 케틀칩’의 경우 '전력을 다해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어지는 감자칩을 발견! 담당자가 미국에서 만난 운명(이라고 믿고 있는) 감자칩을 몇 번이나 고개 숙인 끝에 수입에 성공! 올리브의 풍미는 정말 추천'이라는 상품명으로 출시해 가격과 소비자의 흥미 모두를 사로잡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본 편의점은 '양보다 질'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 편의점 한 곳의 질을 높여 점포당 수익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고가의 제품을 들여와 객단가를 높이는 방안도 눈에 띈다. 세븐일레븐은 특정 지역과 관련된 상품을 판매하는 '지역 페어' 코너에서 고단가 상품을 늘려 지난해 한 점포당 매출이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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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마트는 식료품뿐만 아니라 의류 등 PB 상품 확대에 나섰으며, 인건비 상승을 해결하기 위해 내년까지 음료를 진열장에 채워 넣는 로봇을 점포 300곳에 도입할 예정이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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