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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우리가 한여름밤 공포영화에 빠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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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감정 느끼면 교감신경 활성화
식은땀 나면서 시원한 기분 느껴
'소리'가 가장 큰 원인, 시각 차단도
공포영화 공식도 있어,

한여름엔 공포물이다. '납량(納?·서늘한 기운을 느낀다는 뜻) 특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최근에도 '악귀', '마당이 있는 집' 등 드라마 시리즈가 잇따라 방영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들은 왜 한여름에는 공포물을 좋아할까?


SBS 드라마 '악귀' 포스터.

SBS 드라마 '악귀'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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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영화를 볼 때 더위를 잊을 수 있는 오싹함을 느낀다. 그 이유는 무서운 감정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피부 주변 혈관 수축과 혈액 공급 축소, 식은땀으로 이어지며, 땀이 증발하면서 시원한 느낌이 들게 된다. 그렇다면 인간은 공포를 어떻게 느끼게 될까? 감정뿐만이 아니라 뇌 신경계의 작용이 수반된다. 뇌에는 측두엽 내부 깊숙이 위치한 편도체라는 조직이 있다. 감정, 정서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 인간이 위협을 맞닥뜨렸을 회피할 것인가 아니면 극복하기 위해 도전할 것인가를 판단해 스스로를 보호하고 생존하는 과정에서 진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1937년 한 과학자는 원숭이의 측두엽을 제거한 후 관철했더니 뱀을 봐도 겁을 먹지 않고 도망가지 않았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떤 감각을 통해 가장 공포를 느낄까? 소리, 즉 청각이다. 소리를 통해 위험 신호를 느끼는 경로가 가장 발달돼 있다. 소리를 끄고 공포영화를 보면 하나도 무섭지 않은 것이 그 이유 때문이다. 공포물 제작자들은 문이 삐걱대는 소리, 바람 소리, 비명 등 효과음과 음악을 적절히 사용해 인간의 공포 감정을 자극한다. 심지어 인간이 듣지 못하는 초저주파, 즉 20Hz 미만의 소리도 일종의 진동으로 불안감과 공포 효과를 일으킨다. 실제 음악회 관객들에게 음악과 함께 초저주파를 들려줬더니 긴장감, 두려움, 불안함, 슬픈 감정 등을 느꼈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이른바 '저주의 노래'도 있다. 헝가리 피아니스트 셰레시 레죄가 1933년 발표한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가 그것이다. 당시 우울한 시대상과 맞물려 많은 사람들의 극단적 선택을 부른 노래로 유명하다.


시각도 공포영화의 소재로 활용된다. 인간은 시각이 차단된 상태에서 촉각 등 다른 감각에만 의존할 때 두려움을 갖게 된다. 눈을 감은 채 상자 속에 들어 있는 물컹하거나 차가운 물체를 만졌을 때 깜짝 놀라게 되는 이유다. 영화 '버드박스'가 대표적이다. 사람들은 창밖에서 정체 모를 무엇인가를 본 후 목숨을 끊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하고 주인공들은 이를 보지 않기 위해 시각을 포기하고 소리에 의존한 채 살아가면서 극심한 공포를 겪는다.


이같은 과학적 사실들을 종합해 공포영화의 공포 수치를 분석한 연구 결과도 있다. 영국 킹스대는 긴장감을 주는 음향, 정체 모를 인물, 추격 장면, 함정, 충격적인 장면, 사실성, 고립된 상황, 어둠 속, 촬영 장소, 주요 등장인물 수, 피를 흘리는 등장인물 숫자, 진부성 등을 고려해 공포영화의 등급을 매겼다. 이 결과 1위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샤이닝(Shining)'이 차지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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