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의 제조업화 '모듈러 건축'…"기업 자구 노력 선행돼야"
건설업의 제조업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모듈러 건축과 관련해 지속적인 수요 창출과 해외 시장 진출이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내화 기준 충족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수익성 담보를 위한 비용 검토 등 기업의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건설동향브리핑(913호)에서 적정 이윤 확보가 어려워 파산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영국 모듈러 건축산업을 예로 들며 이같이 밝혔다.
모듈러 건축은 주요 구조물과 건축 마감 등을 포함한 모듈러 유닛을 공장에서 먼저 제작한 후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방식을 말한다. 빠른 시공과 현장 변수 최소화, 고품질 등이 장점이다.
영국에서 모듈러 건축은 공공 주도로 추진 중이나 일부 기업은 지속적인 적자로 재무 건전성 악화를 겪고 있다. 일례로 영국 모듈러 회사인 리걸앤제너럴홈스모듈러(Legal & General Homes Modular Limited)는 운영·유지를 위해 상당한 고정비용을 지출한 반면 ▲정확한 수요 예측 어려움 ▲장기간 계획 지연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막대한 누적 손실이 발생해 생산시설 폐쇄, 임직원 해고 등을 추진했다.
건산연은 "모듈러 건축은 생산공장 설립·운영·유지를 위한 자금 투자와 더 정교한 제품 생산을 위한 추가비용을 필요로 한다"며 "그러나 저조한 이윤과 사업 불확실성으로 업계에서 투자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합리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선 공장이 최대 생산용량에 근접하게 운영돼야 하는데, 건설산업의 경우 정확한 수요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수요 창출을 위해선 해외 시장 진출이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해 건산연은 "세계 시장에서 우리 기업 경쟁력에 관한 냉철한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기업은 대규모 투자와 고정비용 지출이 수반되는 만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듈러 건축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꼽히는 내화 기준 완화도 사용자의 안전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건축법상 13층 이상 건물은 화재가 발생하면 3시간 넘게 열을 견뎌야 한다. 모듈러 주택은 이 같은 내화 성능이 입증되지 않아 그동안 12층 높이까지만 지어졌다.
그러다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이 13층 높이의 경기 용인시 행복주택을 모듈러 방식으로 준공했다. 내화재인 방화 석고보드를 덧칠해 화재 안전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지난 5월 철골 모듈러 '내화시스템'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건산연은 "신산업·기술 도입을 위한 규제 개선 당위성에 공감하지만, 사용자의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행 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차원의 자구 노력이 선행되고, 이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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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310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모듈러 건축산업 육성·발전을 위해 지난해 11월 산·학·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정책협의회를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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