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사우디의 승리, 영혼을 팔았다"…PGA-LIV 합병 후폭풍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미 정계서 비판 쏟아져…'스포츠 워싱' 우려
매킬로이 등 골퍼들, 희비 엇갈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후원을 받는 LIV 골프가 합병 발표한 것을 두고 미국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PGA투어가 사우디 자본력 앞에 굴복한 모양새인데다 사우디의 국가이미지 제고, 즉 '스포츠 워싱(Sport Washing)'에 계속 동원된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일부 선수들도 강하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 "사우디가 PGA 투어를 샀다…스포츠 워싱 사업"

CNBC방송은 7일(현지시간) PGA 투어와 LIV 골프 합병 이후 미국 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서깊은 PGA가 사우디 오일머니에 팔렸다는 비판이 줄을 이으면서 골프계 뿐만 아니라 정계에서도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스포츠 토크쇼 진행자인 리치 아이젠은 "PGA 투어를 사우디가 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활동하는 스포츠 리포터 팻 웰터도 자신의 트위터에 "위선이 분명하다. PGA 투어가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으며 2년을 보낸 뒤 사우디 돈을 받은 것"이라면서 "LIV 골프에 영혼을 팔았다"고 적었다.

USA투데이 스포츠 칼럼니스트 크리스틴 브레넌도 "조직이 사우디의 피 묻은 돈에 노예가 됐다. PGA 투어가 스포츠 워싱 사업을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합병을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상원의 민주당 2인자인 딕 더빈 의원(민주·일리노이)은 이날 과거 자신이 정보위원회에 있을 때 사우디가 9·11 테러 관련 조사를 거부한 사실을 상기하며 "난 사우디와 거리를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제이 모너핸 PGA 투어 커미셔너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제이 모너핸 PGA 투어 커미셔너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 의원(민주·코네티컷)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법무부가 "정말 혐오스러운" 계약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PGA 관리자들은 9·11 피해 가족들에게 사과해야 할 뿐 아니라 가족들이 사우디를 상대로 정의를 실현하려는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크리스 머피 상원 의원(민주·코네티컷)도 "미국의 주요 스포츠 리그를 외국 독재정권에 넘긴다"는 이유로 합병에 반대했다.


국제 인권 단체인 국제앰네스티도 이번 합병을 두고 "최고의 스포츠 워싱"이라면서 "이번 발표가 사우디의 잔인한 인권 문제를 가리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매킬로이 "LIV 골퍼 환영 못 해"

PGA 투어와 LIV 골프가 지난 1년간 갈등을 빚으면서 가장 타격을 입은 것이 바로 선수들이다. LIV 골프가 PGA 투어 소속 주요 선수들을 빼가면서 PGA 투어는 LIV로 넘어간 선수들의 대회 출전을 금지했다.


지난해 LIV 골프로 향한 골퍼들을 강하게 비난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날 "PGA 투어를 떠났던 사람들은 이 투어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고 소송을 시작했다"며 "우리는 그들이 다시 돌아오는 걸 환영할 수 없다.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PGA 투어에 남아있었던 선수들의 믿음이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매킬로이는 "여전히 LIV가 싫고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면서도 PGA 투어와 LIV 골프,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가 새로 만들 법인이 PIF의 투자를 받는 점을 언급, "이를 좋아하든 안 좋아하든 PIF는 골프에 많은 돈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10년 뒤 더 큰 그림을 보면 궁극적으로는 프로 골프에는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LIV 골프로 향했던 골퍼들은 환영한다고 밝혔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필 미컬슨(미국)은 "오늘은 멋진 날"이라고 트윗했다. LIV 골프의 신입 골퍼인 브라이선 디샘보(미국)는 "이번 합병이 골프 게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며 그 일원이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빈 살만의 엄청난 승리"…美 국무장관 만남도

전날 PGA 투어와 PIF, DP월드투어는 합병 소식을 전했다. 이들은 새로운 법인을 만들기로 했으며 새로운 법인 이사회는 PIF의 야시르 알 루마얀 총재가 회장을, 제이 모너핸 PGA 투어 커미셔너가 최고경영자(CEO)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또 PIF는 초기 PGA 투어와 LIV 골프, DP 월드투어가 만드는 새로운 법인의 독점 투자자가 됐다.


다만 PGA 투어와 LIV 골프가 잠정적 합의를 한 것으로 최종 합병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PGA 투어는 반경쟁 행위에 대해 법무부 조사를 받고 있고 PIF도 잠재적인 조사 대상으로 올라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합의가 성사될 경우 세계 골프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려 하는 사우디와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 엄청난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인권 탄압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사우디가 다시 중동과 그 너머에서 더 큰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합병의 의미가 스포츠로 국한되지는 않는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합병 발표는 공교롭게도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사우디를 찾아 빈 살만 왕세자 등을 만나는 기간에 이뤄졌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사표쓰고 소나 키워" 신발로 임직원 폭행한 女조합장 '오징어 게임' 스튜디오에 대형 수조 생겼다 "부장검사 X화났다는데? ㅋㅋㅋㅋ" MZ조폭들의 조롱

    #국내이슈

  • 日 별명도 '세계서 가장 더러운 산'…후지산, 세계유산 취소 가능성까지 1박 최소 240만원…나폴레옹·처칠 머물렀던 '세계 최고호텔' 어디길래 "온 행성이 김정은 주목"…北, '방러 성과' 억지 찬양

    #해외이슈

  • [포토]한 총리 해임건의안, 野 주도 본회의 통과…헌정사상 처음 경남서 세찬 비바람에 신호등 기둥 ‘뚝’ … 인명피해 없어 [포토] 민주 "이재명, 본회의 불참...체포동의안 신상 발언 없어"

    #포토PICK

  • 현대차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 무선으로 즐기세요" 기아, 2000만원대 레이 전기차 출시 200만원 낮추고 100만㎞ 보증…KG 새 전기차 파격마케팅

    #CAR라이프

  • [뉴스속 기업]스티브 잡스 아들이 설립한 암치료 VC ‘요세미티’ [뉴스속 용어]항저우 아시안게임서 첫 정식종목 된 '브레이킹' [뉴스속 용어]기후변화로 바닷길 더 밀린다?…'파나마운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