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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찐다고 케이크 탓” 美언론, 현대·기아차 집단소송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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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절도 급증에 집단소송 줄이어
언론 “범죄자 단속이 우선 아닌가” 비판

시애틀과 뉴욕 등 미국 일부 도시가 잇따라 발생하는 차량 도난 사건에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에 현지 언론이 비판했다.


미국 CBS 기자 출신인 버나드 골드버그는 2일(이하 현지시간) 의회 전문 매체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살이 찌면 달고 맛있는 케이크를 만든 회사를 비난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소셜미디어(SNS)에서 이른바 ‘현대·기아차 훔치기’ 챌린지가 유행처럼 번지며 사회적 문제가 됐다. 도난 방지 장치가 탑재되지 않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절도의 집중적인 표적이 된 것이다.


피해가 급증하자 전국 18개주 검찰이 연방 당국에 서한을 보내 해당 차량에 대한 공식 리콜을 촉구했다. 또 결함이 있는 차를 판매했다는 이유로 집단소송에 나섰다. 현재까지 제기된 집단·행정소송만 해도 미 전역에 걸쳐 20여 건에 달한다.


결국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18일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보상안에는 무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비롯해 보험으로 보상되지 않는 손해에 대한 현금 보상과 도난 방지 장치 구매 비용 등이 포함됐다. 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불가한 차주에 대해서는 최대 40만원의 추가 현금 보상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상에 드는 금액은 2억달러(약 2700억원)로 추산된다.

이를 두고 골드버그는 “민주당이 운영하는 진보적인 도시들은 자동차 도둑에 대한 단속 강화보다 자동차 회사에 강하게 대응하는 게 더 쉽다고 생각했다. 반(反)범죄자 정책이 가혹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현대자동차·기아차동차 사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대자동차·기아차동차 사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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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소송을 제기한 도시들을 거론하면서 “이들은 ‘차량 절도는 공공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이유 등으로 소송을 제기했다”며 “범죄자를 비난하는 대신 훔치기 쉬운 자동차를 만든 회사를 비난하는 것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농담처럼 보였겠지만, 이제 더 이상 농담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진보적인 도시들은 약탈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선반에 물건을 진열한 이유로 약국 체인을 고소할 것인가”라며 “약탈 행위는 약탈자의 잘못인가, 아니면 약탈하기 쉽게 만든 약국 운영자의 잘못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이런 논리대로라면 간식이 맛이 없으면 미국에 비만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가능하다”며 “만약 쿠키와 케이크를 먹는 것을 거부할 수 없거나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는 게 너무 쉬워서 훔쳤다면 내게 알려달라. 집단 소송을 통해 수백만 달러의 합의금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달 15일 사설을 통해 “진보적인 도시들이 범죄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범죄자들이 훔친 물건보다는 범죄자 자체를 타깃으로 하는 것이 어떤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현대와 기아의 자동차 보안 강화를 위한 무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실시 후에도 현대차와 기아차 도난 문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도난에 취약하다고 알려진 현대와 기아의 자동차는 확인된 것만 약 800만대에 이르지만 이중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받은 차량은 약 7%에 불과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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