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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문 열고 조종사 쟁의까지' 아시아나항공…채권단 '눈치'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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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인력 충원↓
늘어난 수요 대비 못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 눈치 때문" 의견 있어

한 승객이 비행기 비상구를 열어 다른 승객들이 호흡곤란을 겪었다. 항공기 고장으로 승객 200여명이 탑승했다 내렸다. 260여 명의 승객 짐을 싣지 않고 이륙하기도 했다. 기내식에서 이물질이 나와 승객 치아 3개가 부서졌다. 조종사들은 18년 만에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이 모든 일이 불과 1달 만에 한 항공사에서 일어났다. 아시아나항공 이 흔들리고 있다.


사건·사고가 계속 터지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인력 충원이 되지 않아 늘어난 수요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있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문제라는 이야기도 돈다. 경영진이 채권단 ‘눈치’ 보기 급급해 안전과 서비스 등 기본사항조차 챙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승객 문 열고 조종사 쟁의까지' 아시아나항공…채권단 '눈치'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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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제주공항을 떠나 대구 공항 상공에서 착륙 중이던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 비상구가 열렸다. 비상구 옆 좌석에 앉은 승객 A씨(33)가 레버를 당겨 문을 연 것이다. 그는 “답답해 빨리 내리고 싶어 문을 열었다”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진술했다.

또 지난 13일 제주발 김포행 항공기 비상 착수 장비인 슬라이드 고정 프레임 문제가 발생해 승객 193명이 비행기에 탔다가 다시 공항으로 돌아가야 했다. 다른 항공기 투입 및 식사 쿠폰이 지급했지만 이에 대한 안내가 늦어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5일 영국 런던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여객기는 승객 260여명의 짐을 싣지 않고 이륙했다. 동력전달장치 이상 문제로 비행기에 짐을 제대로 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하와이를 떠나 인천으로 오는 여객기에서 기내식에서 이물질이 나와 승객 치아가 부서지는 일이 발생했다.


내부 갈등도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조합 창립 기념일인 7일 쟁의대책위원회 발대식을 열고 쟁의 행위에 돌입한다. 조종사 노조 관계자는 “출근 브리핑, 비행 준비 서류 검토 등 규칙을 제대로 지키는 준법투쟁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종사들이 파업에 나선 이유는 올해 임금인상률을 두고 생긴 갈등 때문이다. 조종사노조는 10%대, 사측은 2.5% 임금인상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지난 10년 간 임금이 동결됐으며 코로나19로 어려웠던 2019~2021년 임금도 고통 분담 차원에서 동결에 합의했다며 이제는 제 몫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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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과도한 개입이 쟁의를 유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조 관계자는 “타 항공사가 모두 최소 10% 임금을 인상하는데 사측은 채권단(산업은행)하에 있어 급여를 올리기 어렵다는 말만 반복 한다”고 말했다. 사측은 지난해 10월 7% 임금 인상안을 들고 산업은행 측과 접촉했으나 모두 ‘반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권 전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는 6%, 5%, 4% 인상안을 잇달아 산업은행 측에 제시했으나 긍정적인 대답을 듣지 못했다. 심지어 ‘모욕적인 언사’를 들었다는 이야기도 돈다. 정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이 ‘리더십의 부재’라는 분석도 있다. 합병부터 임금 인상률까지 모든 의사결정을 할 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서 경영진이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이근영 한국교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합병 과정에서 경영진은 고용 불안을 느낄 것이라며 “항공에서 중요한 ‘안전 경영’ 등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각종 사고, 임금협상 난항 등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산업은행 측도 난감한 처지다. 대한항공과의 합병 전까지 회사 재무 구조를 개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에서 3조6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재무 상태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189.2%포인트 상승한 1671.2%다. 결국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제는 회사가 돈을 버는 것이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 창출이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 관계자들은 고통스럽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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