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곡물협정 종료’ 우려에 사료株 급등
흑해곡물협정 내주 만료 예정…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길 불안
곡물가 상승·하락 주기 약 2년7개월…곡물가 하락 전망도
세계 최대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이 다시 막힐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사료 관련주가 폭등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대한제당 주가는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른 40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로는 60% 가까이 오른 것이다. 대한제당은 지난해 총 1조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 중 약 20%가 배합사료 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대한제당뿐만 아니라 한일사료(21.01%)·팜스토리(15.38%)·한탑(14.76%)·고려산업(13.72%) 등 사료 관련 기업 주가가 하루 새 두 자릿대로 뛰며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국내 사료주가 급등한 배경은 내주 만료될 예정인 흑해곡물협정이 종료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량의 30%를 차지하는 등 주요 기초 곡물의 세계 최대 공급 국가 중 하나다. 지난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우크라이나의 수출길이 막히자 세계 곡물 가격이 급등하며 식량위기 우려가 확산했다. 이에 유엔(UN)·튀르키예의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동참한 가운데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4자 간 흑해곡물협정이 지난해 7월 첫 체결됐다. 이후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연장됐다.
문제는 오는 18일 기한 만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러시아 측이 협정 재연장에 비협조적이란 점이다. 특히 러시아 측은 서방 국가들의 전방위적 경제 제재, 특히 국제 은행 간 송금망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가 러시아 주요 은행을 퇴출시킨 조처를 해제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만약 흑해곡물협정이 파기돼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이 또다시 막히면 올 들어 그나마 안정세를 보였던 밀·콩·옥수수 등 세계 곡물가격이 다시 급격한 변동성을 보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만 지난 두 차례의 협정 연장 과정에서도 막판까지 끌다 결국 연장되는 등 협상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단기 주가 급등을 노린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협정 연장 시기를 전후로 관련 종목의 주가 급등락 사례가 반복되기도 했다. 또 장기적으로 보면 곡물 가격은 점차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평균 상승·하락 주기가 약 2년7개월인 곡물가 장기 트렌드를 참고하면 상반기 중 곡물가가 하락기에 접어들 확률이 높다"라며 "실제 투기적 세력의 롱(매수) 포지션도 눈에 띄게 감소 중이며 선물 가격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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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농림부도 최근 발표한 '곡물가 장기 전망'에서도 주요 곡물가가 올해를 기점으로 2032년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담겼다. 특히 최근 1년 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수급 불균형 우려가 컸던 만큼, 중장기 낙폭도 클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곡종 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3분기부터 소맥을 중심으로 하락이 본격화할 전망"이라며 "내년 4분기부터는 모든 곡물 투입가가 전년 동기 대비 유의미하게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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