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앤칩스]AI가 키운 서버용 저장장치…가치 1조원 팹리스 만들었다

SSD 컨트롤러 주력 '파두' 유니콘 기업에
HDD 대체하는 SSD, 서버 시장서 존재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점유율 약 70%

편집자주현대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매일 듣는 용어이지만 막상 설명하려고 하면 도통 입이 떨어지지 않죠. 어렵기만 한 반도체 개념과 산업 전반의 흐름을 피스앤칩스에서 쉽게 떠먹여 드릴게요. 숟가락만 올려두시면 됩니다.

최근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업계에서 반가운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파두'가 프리 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통해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됐다는 소식이었죠.

우리나라는 반도체 강국이지만 메모리 한정입니다. 파두는 불모지와 같던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성과를 냈기에 주목을 받았습니다. 팹리스 스타트업 중 첫 유니콘 기업 사례랍니다.

파두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를 선보이며 기업 가치를 높였다고 합니다. 경쟁사보다 앞서가는 기술력이 가장 큰 무기겠지만, 서버용 SSD 시장 미래가 밝은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파두가 주력하는 SSD 컨트롤러는 SSD 안정성을 높이는 시스템 반도체입니다. SSD는 플래시 메모리를 활용해 대용량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인데요, 기존에 많이 썼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SSD는 HDD보다 발열, 소음이 적고 속도가 빠릅니다. PC와 노트북 시장에서 HDD를 거의 대체한 이유입니다. 다만 서버 시장에선 HDD 점유율을 다 뺏어오지 못했습니다. HDD보다 비싼 가격과 적은 용량이 발목을 잡았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의미한 시장 변화가 일어날 조짐이 보입니다.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 등의 영향으로 서버에서 처리하는 데이터양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를 지원하려면 SSD 탑재가 필수입니다. 기존 단점을 극복한 SSD가 속속 시장에 출시되는 점도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SSD와 HDD로 나뉘는 서버용 스토리지 시장에서 올해 SSD 대 HDD 비중이 53 대 47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26년이 되면 이 비중이 59 대 41로 더 벌어진다고 합니다.

국내 업계로선 반가운 소식입니다. 삼성전자(1위)와 SK하이닉스(2위)의 서버용 SSD 시장 비중은 합쳐서 약 70%에 이릅니다. 최근 반도체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서버용 SSD 시장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장기 전망은 밝습니다.

옴디아가 예측한 올해 서버용 SSD 시장 규모는 168억1900만달러입니다. 2026년에는 336억4500만달러로 규모가 확 늘어난다고 합니다.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2.7%에 이른다고 합니다. AI 서비스 발전 정도에 따라 향후 시장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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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