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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불개미, 기관·외국인 공매도 힘으로 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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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잔고 증가에도 에코프로비엠 주가 35.8% ↑
미 ‘게임스톱’ 거래에서도 개인이 기관 공매도 제압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2차전지 관련주인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을 두고 개인과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공매도 공방전까지 벌어져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기관·외국인의 '숏(주가 하락)' 포지션과 개인들의 '롱(주가 상승)' 포지션이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이다. 에코프로비엠은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일시적으로 공매도가 금지되기까지 했다.


에코프로비엠,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공매도가 금지됐다. 이는 지난해 10월24일부터 강화된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제도에 따른 것이다. 제도 강화로 공매도 과열 종목을 적출하는 기준이 기존 3개에서 4개로 늘었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7일 공매도 거래대금이 직전 40일간(1월4일~3월5일) 평균값(265억원)의 5배, 공매도 비중 5% 이상을 기록해(유형 3) 공매도가 금지됐다.

공매도 금지 종목으로 지정 후 공매도 금지일(또는 금지 연장일)에 주가 하락률이 5%가 넘으면 금지 기간이 다음 거래일까지 연장된다. 에코프로비엠은 7일 공매도 금지 종목 지정 후 당일 주가가 5.30% 하락하면서 8일까지 공매도가 금지됐다.


에코프로비엠의 1월 공매도 잔고금액은 잠시 증가하다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다 2월17일 3975억원, 2월23일 4434억원, 2월28일 4709억원으로 재차 증가했다.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나서는 외국인과 기관을 겨냥해 만든 패러디가 종목토론방이나 게시판에서 돌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나서는 외국인과 기관을 겨냥해 만든 패러디가 종목토론방이나 게시판에서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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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잔고금액이란 매도하려고 빌려온 주식의 현재가 기준 금액을 말한다. 공매도를 하려고 주식을 빌려왔지만, 아직 공매도를 실행하지 않은 주식의 총금액을 뜻한다. 공매도 잔고금액이 증가하면 일반적으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으며, 대기 중인 공매도 물량이 많다고 해석한다. 일각에서는 주식을 빌린 후 아직 돈을 갚지 않은 지표인 대차잔고로 공매도 분위기를 가늠하지만, 공매도뿐만 아니라 주가 상승을 예상할 때도 대차잔고가 늘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다는 평가가 있다.

공매도 잔고금액이 증가(주가 하락 베팅)했는데도,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상승세다. 이달 들어 15만9700(2일)에서 21만7000원(6일)으로 35.8%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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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은 지난 6일부터 3거래일 동안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266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와 달리 외국인과 기관은 같은 기간 각각 1617억원, 1124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기관은 2월17일 이후 단 하루(3월3일)만 빼고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다. 기관·외국인의 순매도분이 모두 공매도 금액인 건 아니지만 확인할 수 있는 최신 수치인 6일자 공매도 잔고금액이 4852억원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매도 금액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주로 기관과 외국인이 에코프로비엠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해 최근 공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 , 공매도 포함한 이들의 물량을 개인이 소화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예상과 달리 공매도 종목의 주가가 갚아야 할 시점에도 떨어지지 않으면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 되사서 갚아야 한다"며 "예전 셀트리온 공매도 사태 때도 공격적으로 공매도를 하다가 오히려 손실을 본 기관과 외국인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공매도 청산 과정에서 빌린 주식이 갚기 위해 주식을 되사는 '숏스퀴즈' 또는 '숏커버링'도 에코프로비엠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이다.


美 '게임스톱' 숏스퀴즈로 기관 손실

공매도를 시도하다 주가가 급등해 결국 숏스퀴즈에 빠져 기관이 손실을 본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게임스톱'이다. 게임스톱은 미국 비디오 게임 유통점으로, 2020년 말 주당 20달러 수준이었지만 두 달 만에 347달러(2021년 1월27일)를 돌파하며 1745% 급등했다.


시작은 헤지펀드의 공매도였다. 멜빈 캐피털, 시트론 리서치 등 헤지펀드들이 게임스톱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을 잡았다. 당시 게임스톱의 공매도 잔고는 이론적으로 차입할 수 있는 주식의 100%를 초과할 정도였다.



미국 공매도 기관 투자자들의 집중 타깃이 됐던 게임스톱 매장 모습.(사진=EPA연합뉴스)

미국 공매도 기관 투자자들의 집중 타깃이 됐던 게임스톱 매장 모습.(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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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개인투자자가 SNS 레딧의 주식토론방인 '월스트릿베츠'에서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전쟁을 선포했고, 개미들이 호응하면서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결국 헤지펀드가 큰 손실을 보고 공매도를 청산해 화제가 됐다.


게임스톱의 주가 급등은 공매도 세력에 대항한 개인 투자자들의 응집력 덕이 컸다. 당시 미국 개인 투자자들은 AMC엔터테인먼트·블랙베리 등 공매도 비중이 큰 것으로 알려진 종목들을 다음 타깃으로 삼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며 주가가 급등해 화제가 된 주식을 '밈 주식'이라고 부르다. 증권사 2차전지 담당 연구원은 "한국도 미국처럼 '밈 주식' 현상으로 2차전지 주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저평가됐거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는 등 모멘텀 확신이 있어야 매수에 나서거나 포지션을 늘리기 마련이어서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다는 이유로 비판할 수는 없다"며 "한국은 미국처럼 개인이 기관·외국인의 공매도에 맞서기 쉽지 않은데 에코프로비엠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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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에스엠)는 2월24일( 41억2114만원) 기점으로 공매도 잔고금액이 다시 급증했다. 이후 공매도 잔고금액은 75억2416만원(2월27일), 138억4077만원(2월28일), 155억3766만원(3월2일), 113억1249만원(3월3일)으로 집계됐다.


공매도 잔고금액이 증가한 것은 경영권 분쟁이 한풀 꺾이면서 주가도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가 카카오에 대한 신주 발행과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영향이 컸다.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카카오가 7일 전격 공개매수를 발표하면서 에스엠 주가 역시 급등세다. 에스엠 주가는 2월27일(종가 기준) 12만300원에서 8일 15만8500원으로 31.7% 상승했다.


물론 에스엠의 매수 주체는 에코프로비엠과 좀 다르다. 최근 한 달간(2월8일~3월8일) 외국인만 623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986억2800만원, 2080억원을 순매도했다. 다만 공개매수 가격 상향 기대감에 개인 순매수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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