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계 악화 및 우크라 전쟁 등 대응
"가용농지 축소말고 안정적 공급" 주문

중국이 올해 곡물 비축 예산을 대폭 늘리며 '식량안보'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관계 악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재무부가 발표한 예산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올해 곡물 비축 예산이 1329억위안(약 24조9121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1136억원) 대비 16.9% 증가한 것이다. 관련 지출 규모가 지난 2020~2022년 사이 1100억~1200억위안 수준이었으며, 연간 평균 증가율이 2.3%에 미치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예산 증가 폭은 이례적이다.

中, 곡물비축예산 17% 늘려…식량안보 강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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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오랜 기간 식량 문제에 있어 '자급자족'의 목표를 강조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의 정치·외교적 긴장이 고조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 부족 문제가 노출되면서 이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SCMP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장쑤성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농업은 현대 사회주의 권력의 기초"라면서 "가용 농지를 축소하지 말고, 품질을 개선해 곡물과 기타 주요 농산물의 안정적이고 안전한 공급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일 리커창 총리의 업무보고에서 발표된 올해 중국의 '8대 우선순위'에도 식량안보가 언급된 바 있다. 리 총리는 전인대 개막식에서 "올해 곡물 생산량을 6억5000만 톤 이상으로 유지하고 곡물 파종 면적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중국의 연간 곡물 생산량은 2015년 이후 약 6억6000만 톤을 유지해왔고, 2021년과 지난해에는 6억8000만 톤을 넘어섰었다. 다만 구체적인 재고량과 세부 정보는 국가 기밀로 간주해 공개하지 않는다.


농업 전문가인 정펑톈 런민대 교수는 "주요 식품 공급국인 미국은 중국과의 분리를 모색하고 있고, 캐나다와 호주 등 주요 동맹국도 중요한 곡물 생산국"이라면서 "중국의 비축량 확대는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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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식량 안보 기반 강화를 위한 보조금 정책 개선과 최저구매 가격 인상 등 방안도 함께 내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에 따르면 올해 옥수수 및 대두 등 곡물을 생산하는 재배자들을 대상으로 농업 보험료 보조금 459억위안이 할당된다. 이와 함께 밀 최저구매 가격을 인상하고, 주요 곡창지대 보상금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GT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세계 최대의 식품 소비국이자 수입국인 중국은 식량안보와 물질 비축 측면에서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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