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도 내놓은 하림…고가 전략에 시장은 '글쎄'

하림산업, 편의점서 '챔라면' 출시
판매가 3800원…시중 컵라면 2~3배
초기 반응은 '냉담'…"가격 너무 비싸"

하림이 프리미엄 브랜드 'The미식(더미식)'을 통해 라면과 즉석밥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챔라면'을 출시하며 컵라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일반적인 컵라면의 2배에서 최대 3배까지 더 비싼 가격을 책정한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면서 앞서 불거진 '고가 논란'을 이번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림산업 신제품 챔라면.[사진촬영=송승윤 기자]

7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산업은 지난 2일 편의점에서 챔라면을 출시했다. 하림의 닭고기 캔 햄인 챔이 햄과 소시지 형태로 들어갔으며 사골육수를 국물 베이스로 사용해 깊은 맛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챔라면은 195g 용량으로 시중 컵라면과 비슷한 크기이지만 편의점 판매가가 3800원으로 책정됐다. 일반 컵라면의 2배 이상에 달하는 가격이다. 농심 육개장 사발면의 편의점 판매가 1000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비싸다. 프리미엄 라면으로 여겨지는 농심 신라면 블랙사발(1800원), 편의점 CU에서 돌풍을 일으킨 백종원 고기 짬뽕 컵라면(1900원)과 비교해도 2배 비싼 가격이다.

하림은 유통 과정에서도 파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중이다. 하림이 이달 31일까지 책정한 챔라면의 판매장려금은 1000원으로 판매가의 26%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장려금은 발주를 장려하기 위해 납품업체가 유통업체에 지급하는 일종의 수수료로 점주들에게 돌아간다. 보통은 10% 수준으로 책정된다. 하림은 장인라면 출시 당시에도 2800원인 장인라면 컵라면에 판매장려금 개당 1000원을 책정했었다.

이는 하림이 줄곧 고수해온 프리미엄 전략의 일환으로 읽힌다. 하림은 고급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고품질의 재료를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을 유지해왔다. 앞서 출시한 장인라면과 더미식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반면 이 같은 프리미엄 전략에도 불구하고 초기 평가는 미적지근한 반응이 주를 이룬다. 주로 라면의 맛과 구성에 비해 가격이 과하게 비싼 것 아니냐는 평가가 많다. 메인인 챔은 햄과 소시지를 합쳐 5~10조각 내외로 구성됐는데, 이를 제외하면 일반 라면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챔 외에 건조야채 등 건더기가 부족하다는 평도 다수다.

실제로 맛본 챔라면은 부대찌개를 연상케 하는 맛이었다. 액체 스프와 챔이 우러나면서 진한 감칠맛이 느껴졌지만 이외엔 특별한 점이 없었다. 소시지와 햄을 넣어 부대찌개를 표방한 라면이 없었던 것도 아니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라면 특성상 맛이 없긴 어려우나 프리미엄 제품이라기엔 부족한 느낌을 받았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