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결선투표 가게만 해달라"
안철수, 막판 '대통령실'과 각 세워
김기현, 압도적 승리 못하면 '피로스의 승리'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역대 최고의 모바일 투표율을 기록하는 등 열기가 고조되면서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추가되고 있다. 바로 이번 경선 규칙 변경으로 추가된 '결선투표' 제도다. 1차에 50% 이상 과반을 득표하는 후보가 나올 경우 결선투표가 필요 없지만, 과반 득표에 실패할 경우 1, 2위 후보가 다시 결선투표를 치른다. 1위를 기록 중인 '친윤(親尹)' 김기현 후보는 1차 과반 득표를 자신하고 있지만, 2~3위권 후보들은 결선투표를 내심 바라는 분위기다.


'이준석계' 천하람 후보는 6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서 "저는 결선에서는 55대 45 정도로 제가 이길 거라고 본다. 결선만 간다면. 결선 꼭 좀 보내 달라"며 결선투표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천 후보는 현재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3위권을 기록 중이다. '반윤(反尹)' 선명성을 내세워 '범 친윤(親尹)'을 표방하는 안철수 후보를 꺾는 '실버 크로스'를 이뤄내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국민의힘 안철수(왼쪽부터), 황교안, 김기현,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2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국민의힘 안철수(왼쪽부터), 황교안, 김기현,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2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AD
원본보기 아이콘

결선에 올라갈 경우 안 후보의 표까지 자신이 흡수할 것이라는 구상이다. 안 후보 역시 비슷한 구상을 하며 천 후보에게 연대의 손을 내민 바 있다. 천 후보는 "저희(안철수-천하람) 서로 자기가 올라간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결선투표서 어느 정도 누가 이겨서 올라갈지가 3월 8일에 결판이 나야 한다"며 "안 후보 지지층은 저를 충분히 지지해 줄 수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안 후보 역시 결선투표를 염두에 둔 듯한 막판 행보를 보인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실 행정관이 당원에게 김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홍보물을 단체 대화방을 통해 전달해달라고 했다는 녹취가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대통령실이) 오늘 중으로 그에 대한 분명한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면 법적인 조치가 잇따를 수밖에 없다"며 경고했다. 또 앞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통령실과 비대위, 선대위 모두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당대회 기간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는 발언을 최대한 자제해 왔던 안 후보가 막판에 '법적 조치'를 언급하며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선투표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안 후보는 초기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뜻을 같이하는 그런 입장으로 계속 진행했었기 때문에, 천 후보가 강력하게 한쪽 축을 완전히 점령하다시피 해서 존재감이 조금 상실됐다"며 "이런 과정에서 지금 상황에서는 결선투표라도 노리고 결선투표에서 대역전극을 펼치자는 그런 전략을 세웠다면 아무래도 존재감을 높여야 하고, 현재는 이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1위를 기록 중인 김 후보는 사상 최고 수준의 모바일 투표율을 '보수 결집'으로 해석하며 과반 1위 목표를 강조했다. 그는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목표는 1차에서 과반, 그것도 확실한 과반을 해야 한다. 그리해야 안정적인 리더십이 생긴다"고 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던 만큼, 과반 이상의 압도적 표 차로 이겨야 뒷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후보는 '어대현(어차피 대표는 김기현)'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자구도뿐 아니라 안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도 승리 가능성이 높게 나타난다. 그런 만큼 승리 자체보다는 '어떻게 이기느냐'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1차에서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고 결선 투표에서도 아슬아슬한 표 차로 승리하게 될 경우 '피로스의 승리(지나치게 큰 희생을 통해 얻은 승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

AD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날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지금 김 후보가 윤심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하기 때문에, 김 후보가 만약에 이번에 1차 투표에서 소기의 목적(과반 득표)을 달성하지 못할 것 같으면 그 자체로서의 당은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가지 않겠나"며 "당이 종전같이 대통령의 의중대로 따라가지 않았다는 모습을 보인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입장에서도 상당히 좀 거북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