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남단에서 합성 휘발유 만드는 포르셰
내연기관 버리기 보다 친환경적으로 활용
경제성 부족하지만 '개척자' 자처
현대차·기아도 손해 감수하고 수소차 개발
이를 뒷받침할 정책 필요해

한국에서 2만㎞ 떨어진 곳. 30시간 날아 도착한 칠레 푼타아레나스는 지구 최남단 도시다. 공항에 내리니 강한 바람때문에 들고 있던 종이가 날아갔다. "그런 건 가방에 넣으세요" 공항 직원이 소리쳤다. 공항서 멀리 떨어진 곳에 풍력 발전기 하나가 보였다. 다가갈수록 바람이 거세지고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터빈 소리가 사람을 위협한다.


그 곳에서 독일 자동차 회사 포르셰가 친환경 휘발유를 만들고 있다. 포르셰는 2030년까지 자사 차량 80%를 순수전기차로 생산한다는 계획과 함께 탄소 배출 없는 연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내연기관을 내다버리는 대신 친환경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전기차나 수소차만 친환경 상품이 아니다. 현재 전세계에 굴러다니는 내연기관 차량은 13억대. 승용차 사용 가능 수명은 평균 18년이다. 앞으로도 수십년간 수억대의 내연기관 차량이 돌아다닐 것이다. 포르셰는 이 문제를 풀겠다고 나섰다. 내연기관 차량에서 내뿜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 e퓨얼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e퓨얼은 내연기관에 사용하는 e가솔린뿐 아니라 e케로신, e디젤 등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배터리를 실을 수 없어 전기만으로 가기 힘든 비행기, 선박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e퓨얼과 관련해 2021년 4월부터 e퓨얼 연구회를 발족했다. 지난해 1월 연구회는 보고서를 통해 e퓨얼이 탄소중립 수단이며 전동화가 어려운 중대형 차량이나 항공해운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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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e퓨얼은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인류의 미래인가’라는 물음에 답하기는 쉽지 않다. 포르셰는 생산비용에 대해 함구한다. 경제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며 재생 연료 ‘개척자’를 자처하고 있다. 비슷한 길을 택한 우리 기업이 있다. 현대차·기아는 수년째 수소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수소차 넥쏘는 팔면 팔수록 손해다. 적자를 감수하고 넥소를 생산하는 이유는 미래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탄소 배출 없는 세상을 위해 기업들이 먼저 나서고 있다. 각국 정부가 이런 기업을 뒷받침할 정책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 더 많은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더 나은 환경에서 미래 세대가 살 수 있도록 말이다.

[기자수첩]친환경 연료까지 만드는 車회사들,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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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타아레나스=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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