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의 계절이 돌아왔다. 대부분 상장사의 주총이 이달에 집중적으로 개최된다. 올해 주총은 특히 주주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예정이어서 주총시즌 본격 개막 전부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주주제안을 정기 주총 안건으로 올리는 상장사 수가 지난해 27개사에서 50개사 정도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행동주의펀드와 소액주주들이 주주권리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소액주주들의 권리찾기 움직임이 있었지만 의미있는 성과를 내는 경우는 드물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주식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환경이 조성됐다. 2020~2021년 주식투자 열풍으로 개인투자자 1000만 시대가 열렸다. 12월 결산 상장법인 주식을 소유한 개인은 2020년 910만명에서 2021년에는 1374만명으로 증가했다.


그동안에는 소액주주가 뭘 할 수 있겠냐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주주들이 나서서 의견을 관철시키는 사례들이 생겨나면서 권리를 찾기 위한 주주들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주요 기업들의 물적 분할이다. 2020~2021년 주요 기업들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해 알짜사업을 떼내 회사를 나누는 물적분할에 잇달아 나서면서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커졌다. 알짜사업을 분할해서 자회사를 설립해 상장하면서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됐기 때문이다. 이후 소액주주들이 행동에 나서면서 기업들은 물적분할 계획을 철회하거나 상대적으로 주주가치 훼손이 덜한 인적분할 방식으로 선회 또는 새로 설립한 자회사를 상장하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

주주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기업들은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7년 현금배당을 실시한 코스피 상장사는 537곳에서 지난해에는 556곳으로 늘었다. 코스닥 상장사는 544곳에서 589곳으로 늘었다. 자사주 소각도 증가 추세다. 자사주 소각 공시 건수는 2021년 32건에서 지난해에는 64건으로 두 배 늘었다. 금액 규모는 같은 기간 2조5407억원에서 3조1350억원으로 23% 증가했다. 올들어서도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3조원 규모의 보유 자사주를 5년내 전량 소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3154억원, KB금융지주 3000억원, 메리츠화재 1792억원, 신한지주 1500억원, 하나금융지주 1500억원, KT 1000억원 등 주요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계획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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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낮은 주주환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꼽혀왔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5~2021년 현금배당과 자사주매입 금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값을 계산한 결과 한국은 45개국 중 27~45위로 주주환원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0~2018년의 기간에는 40위 이하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주주권익이 충분히 제고되려면 여전히 갈길이 멀다는 얘기다.


주주총회는 기업의 주주들이 모여 회사의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자리다. 그동안에는 기업과 일부 대주주만을 위한 자리였다. 이제 일반 주주들이 주총의 주인공으로 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초동시각]주총시즌, 목소리 커진 소액주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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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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