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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혹은 우려…'들쑥날쑥' 반도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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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장 보지만 전망은 제각각
블룸버그 "메모리 가격 바닥 보이지 않아"
빨라진 사이클 주기에 예측 어려워

2.7% 혹은 -4.0%.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의 올해 성장률을 예측한 두 시장조사업체의 통계다. 옴디아는 올해 시장이 2.7% 성장한다고 봤다. 반면 트렌드포스는 4%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했다. 같은 시장을 본 뒤 나온 전망이 완전히 다르다.


반도체 시장 회복 시기를 두고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반도체 업황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보니 발생하는 현상이다. 모든 시장조사업체와 전문가들이 상반기까지는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좋지 않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하지만 언제 다시 메모리 반도체 봄이 오는가와 관련해선 생각이 다 다르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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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시장 줄줄이 마이너스 전망

최근 시장조사업체들은 반도체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가트너는 -3.6%, IC인사이츠는 -5%,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4.1% 등이다. 이들은 한국이 강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 하락세가 더 뚜렷하다고 봤다. 예를 들어 WSTS는 메모리 시장 성장률을 -18.7%로 예상했다. 메모리가 유독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탓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련 기업의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는 16조8233억원이다. 전년보다 61.22% 줄었다. 올해 1~3분기까지 세 분기 동안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질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네 분기 모두 역성장한다고 봤다. 올해 7조67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전망이 잇따르는 배경은 업황 부진이다. 각종 악재가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대표적이다. 이같은 영향으로 시장 내 'IT 수요 감소→초과 공급→재고 증가→가격 하락→실적 감소'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침체를 전례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또 당장 시장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장) 회복이 시작됐다는 분명한 신호는 칩 가격 하락이 멈추는 것"이라며 "주요 메모리 칩이 여전히 가격 압박을 받고 있어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 D램익스체인지 통계를 보면 D램 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계속 하락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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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 요소는 있다"…감산·챗GPT·DDR5까지

반대로 업황 개선이 곧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메모리 생산 업체들이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일본 키옥시아 등이 감산에 나섰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달 콘퍼런스콜에서 "업계 감산 영향이 1분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했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시장 예측이 나오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메모리 재고가 줄고 가격 하락세도 둔화될 것"이라며 "하반기 반도체 수급은 개선 추세에 진입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챗GPT 효과로 시장이 개선될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구글과 네이버 등 국내외 빅테크 기업들이 챗GPT 인기에 발맞춰 다양한 대화형 AI 서비스를 내놓으려 준비 중이다. 해당 서비스를 위해선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메모리가 필수다. 최근 GPU뿐 아니라 고대역폭(HBM) 메모리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HBM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의 추가적인 수익 창출도 기대 요소다. 최신 D램 규격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제품이 올해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한다. 인텔이 DDR5와 함께 쓰이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 래피즈를 올해 초 출시했다. DDR5는 기존 DDR4보다 수익성이 세 배 높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에겐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실적을 늘릴 기회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서버용 DDR5 수요가 3분기부터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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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사이클 주기에 “전망 점점 더 어렵네”

업계는 시장에서 상반된 전망이 늘어나는 이유로 빨라진 사이클 주기를 꼽았다.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업종이다. 시장 침체와 성장이 물결을 그리듯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엔 시장이 4년 주기(올림픽 주기)로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는 6개월, 1년 단위로 사이클이 빠르게 변하다 보니 예측하기가 어렵다. "당장 다음 분기밖에 내다보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변하는 산업 환경이 사이클 주기를 앞당기고 있다. 반도체가 국가 안보 핵심 자산이 되면서 정치, 외교, 문화 요인까지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엔 가격 등락이 사이클에 영향을 줬다면, 이제는 다양한 변수를 같이 살펴야 한다. 메모리를 쓰는 응용처가 과거보다 다양해진 점도 영향을 준다. 다만 상반기까진 어려운 시장 상황이 계속된다는 게 업계 공통 의견이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이번 시장 침체 원인을 두고 "메모리만의 변동성이라기보단 매크로 전반의 변동성에 지정학 이슈까지 광범위하게 일어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관련 전망을 한 상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업계 전반적인 재고 수준이 증가한 가운데 단기적으로 재고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재고 조정 이후에는 고객 심리 회복이 기대되지만 경기 상황이나 소비 심리 변화에 따른 수요 개선 여부는 추가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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