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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서두르다 사고 날 판…8시간 추가 연장근로제 재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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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인 미만 사업장 8시간 추가 연장근로제 일몰 두 달째
납품일 맞추려 작업 서둘러…안전사고 우려
1년 계도기간 부여에도
中企·스타트업 "직원이 신고할까 걱정"

중소기업계가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8시간 추가 연장근로제 일몰 연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중소기업계가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8시간 추가 연장근로제 일몰 연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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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이러다 사고라도 나면 나중엔 중대재해로 처벌할 것 아닙니까."


경기 안산시 시화공단에서 금형기업을 운영하는 박모 대표는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8시간 추가 연장근로제 일몰로 가급적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며 납품일을 맞추려다 보니 일을 서두른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칫 안전사고라도 발생할까 노심초사다. 박 대표는 "추가 연장근로제에 1년의 계도기간이 부여되긴 했지만 범법자 처지인 건 마찬가지"라며 "계도기간이 끝나는 내년부터는 중대재해처벌법마저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된다고 하는데 중소기업은 다 죽으라는 얘기"라고 성토했다.

5~29인 사업장에 적용한 8시간 추가 연장근로제가 지난해 말 끝나자 중소기업계가 시름에 잠겼다. 많은 중소기업들은 안 그래도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법정 최대 근로시간마저 줄어드는 바람에 납기일을 맞추느라 애를 먹고 있다. 법을 어기고라도 추가 근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행여 직원들이 신고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곳이 많았다.


8시간 추가 연장근로제는 2021년 7월 50인 미만 사업장에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하면서 소규모(5~29인) 사업장에 주 8시간의 추가근로를 한시적으로 허용한 제도다. 중소기업계의 반대에도 지난해 12월31일 일몰로 폐지됐다. 정부와 여당은 일몰을 2024년까지 늘리는 법안 입법을 추진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무위로 돌아갔다. 현재 일몰 연장 법안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유 서류철 안에서 잠자고 있다.


정부는 우선 현장 고충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 연장근로제에 1년간의 계도기간을 주기로 했다. 30인 미만 사업장은 계도기간 중 정기 근로감독 대상에서 빠진다. 그 외 근로감독 업무중 근로시간 위반을 확인해도 최장 9개월(3개월, 필요시 3∼6개월 추가)의 시정 기회를 준다.

그러나 30인 미만 기업을 운영하는 중소기업·스타트업 대표들은 계도기간에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근로감독이 당분간 느슨해졌더라도 직원이 신고하면 즉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계도기간에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특별감독을 받으면 시정기간 없이 즉시 법의 철퇴를 맞는다. 교육업계 한 스타트업 대표는 "이제는 주52시간 외 추가 연장근로가 불법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신고해 조사를 나오면 할 말이 없다”며 “타사 친구들은 주52시간제로 일찍 퇴근하는데 본인 회사만 연장근무를 한다면 신고하고 싶어지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기업이 근로시간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다며 근로자가 노동청에 진정을 넣은 사례는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많았다. 고용노동부 조사에서 지난해 근로자가 주52시간제 위반 사업장이나 사업주를 고소·고발·진정 등으로 신고한 건수는 648건이었다. 주52시간제를 처음 시행한 2018년(179건)과 비교해 3.6배 늘어난 수치다. 이 중 '진정'의 경우 50인 미만 사업장 274건, 50~299인 186건, 300인 이상은 54건이었다. 영세 사업장일수록 자금과 일손이 부족하다보니 근로자 불만이 더 많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노사 갈등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했던 추가 연장근로제가 무너졌다. 앞으로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노사 갈등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5~29인 사업장은 전국 63만곳으로 603만명이 종사한다.


중소기업계는 8시간 추가 연장근로제의 조속한 재입법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은 강행하면서 8시간 추가 연장근로제는 논의조차 없다"면서 "진정 민생을 생각한다면 하루빨리 법안 심의와 처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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