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읽다]"1회 43억"…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 '이름값' 했다
영국에서 첫 번째 투여 받은 어린이, 건강 회복
희귀 유전 질환 투여 효과 확인
이색성 백질이영양증 치료제 리브멜디
1회당 280만 파운드 초고가
1회 투여 비용이 무려 43억7000만원대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인 희귀 유전 질환 치료제가 제 몫을 했다. 사실상 치료가 불가능해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19개월 유아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 국립보건원(NHS)은 치명적인 유전 질환 '이색성 백질이영양증(MLD)' 진단을 받은 생후 19개월 된 소녀 테디 쇼가 지난해 8월 왕립 맨체스터 어린이 병원에서 유전자 치료제를 투여받은 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증상이 발현되지 않은 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의료진은 지난해 4월 테디의 척수에서 조혈 줄기세포를 빼내 교정한 후 4개월 뒤 체내에 주입한 뒤 그동안 경과를 지켜봐 왔다.
이 소녀가 처방받은 유전자 치료제는 오차드(Orchard) 테라퓨틱스가 2022년 유럽의약청(EMA)의 승인받은 MLD 치료제 리브멜디(Libmeldy)다. 렌티바이러스를 이용해 MLD를 유발하는 요소를 제거한 변형 유전자를 환자의 조혈줄기세포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개발했다. 1회 투여당 가격이 우리나라 돈으로 약 43억7000만원(280만파운드)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이다. 환자의 세포가 황산염을 분해하는 것을 도와준다. 황산염이 축적되면 해당 환자는 뇌와 신경 세포들이 파괴된다. 인지 장애, 동작 제어나 감각 등에 장애가 발생하고 나중에는 발작, 마비ㆍ실명까지 초래한다.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 테디의 경우 잔존 수명이 빠르면 5년에서 최장 8년으로 예측됐었다. 그동안 MLD 치료는 증상을 관리하는 것 정도에 그쳐왔다. 골수 이식이나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 등의 기법이 진행을 늦추기 위해 실험적으로 사용되는 고작이었다.
리브멜디는 바이러스벡터나 유전자 가위 등의 기술을 이용해 유전자를 변형한 세포 치료제의 일종이다. 임상 실험에서 아직 MLD 증상이 발현되지 않은 영아나 청소년들에게 투여했더니 황산염 분해 및 정상 발달 등 확실한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 다만 개발 비용이 많이 들어서 개발사들은 회당 수십억 원의 비싼 가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치료제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EMA도 평생 효과가 계속될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며, 장기간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테디와 함께 MLD 진단을 받은 언니 낼라의 경우 이미 증상이 발현됐다는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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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디ㆍ낼라의 엄마 올리는 "테디가 정상적인 삶을 가질 기회를 갖게 된 것에 감사한다"면서 "언젠가 MLD의 모든 단계에 대한 치료가 가능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NHS의 아만다 피차드 원장도 "절망적인 유전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매우 희망적인 결과"라며 "테디는 다른 아이들처럼 학교에 가고 친구들과 놀 수 있게 됐다. 이같은 기적적인 치료법을 시행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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