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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챗GPT가 던져준 진짜 기회와 진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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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챗GPT의 등장에 인터넷과 뉴스 매체가 시끌시끌하다. 대학생 수준의 작문을 한다거나, 그림 생성에 특화된 또 다른 AI 서비스(미드저니)에 맞춘 최적의 입력문(prompt)을 제시해줘 멋진 그림을 만들게 했다는 등 챗GPT를 이용한 무용담이 넘쳐난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이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검색 서비스를 발표하면서 세간의 관심과 기대는 최고조에 이른다.

[발언대]챗GPT가 던져준 진짜 기회와 진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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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AlphaGo) 이후로 여러 AI 기술이 발표되었는데, 챗GPT는 뭐가 다른 걸까? 우선 사람 말을 제대로 알아듣는 것 같아 보인다. 챗GPT와 같은 초거대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은 문자(텍스트) 형태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학습한다. 이는 소설이나 전문서적, 과학 논문과 신문, 역사기록이나 인터넷 문서 등 인류의 지식 자산 대부분을 포함한다. 사람처럼 광범위한 영역의 현안을 이해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지닌 ‘인공일반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에 한층 가까워진 것이다.


챗GPT의 가장 중요한 임팩트는 AI를 실용적으로 활용하는 문턱을 낮춰준다는 점이다. 챗GPT는 이미 학습된 모델이기 때문에 새로운 학습이 필요 없다. 적절한 사전 사후 처리 소프트웨어(SW)를 장착하여 잘 활용하기만 하면 된다. 즉, (거의) 모든 문제에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AI 모델인 셈이다. 적절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정도만 갖추면 영어 교육용 챗봇도 바로 실행이 가능하며, 주요 경제 데이터 연계 모듈만 달아주면 시장현황 보고서를 자동으로 생성하도록 만들 수 있다. 각 기능 목적에 맞는 AI 모델을 새로 만드는 수고와 투자, 서비스 개발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AI 분야 스타트업들에는 기회의 금광이 열린 것과 같다. 향후 몇 년간 AI 기술력을 갖추고 비즈니스 현장의 니즈를 창의적으로 해결해주는 기업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네이버·카카오·LG에서도 초대형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의 공룡 IT 기업들과 모델 크기 경쟁을 하거나 한글 특화만 내세워서는 승산이 크지 않다. 2~3년 뒤에는 챗GPT도 낡은 기술이 되어 있을 것이다. 대기업들은 누구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AI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크게 3가지를 꼽아보면, 첫째, 챗GPT가 내어놓는 답이 사실인지, 상상력을 동원한 창작의 결과인지, 아니면 틀린 데이터에 기반한 오답인지 구별할 수가 없어 신뢰성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답을 내는 추론 과정이나 근거 데이터를 투명하게 밝히는 설명가능성(說明可能性)은 매우 중요한 숙제이다. 둘째, 또 이미 학습된 초대형 AI 모델에 새로 생성되는 최신 정보들을 추가로 학습시키는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방법도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초대형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엄청난 전산 자원을 효율화하는 것도 당장 풀어야 할 숙제이다.


모든 경쟁력은 우수인력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이 분야 인재 확보와 양성이 급선무다. 정부가 코딩 교육을 확대하는 등 중장기 인력양성의 방향을 잘 잡고 가는 것 같아 반갑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인력 양성에 힘을 실으면서 자칫 다른 분야는 시급성이 덜하다는 오해가 생길까 염려된다. 미래의 산업경쟁력의 핵심은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SW)에 있다. 미래 인력의 수요와 공급이 가장 심하게 어긋나 있는 분야 역시 이 분야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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