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 사람이 없다. 여러 지역, 분야가 겪고 있는 어려움의 핵심은 결국 사람의 문제로 귀결된다. 예전에는 능력이나 연령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들의 부족이 문제였는 데 비해 이제는 사람 자체가 없어지고 있다. 지방과 농촌의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광역시조차 이제는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지고 있다. 한정된 인력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면서 인건비는 상승하지만 인력의 수준과 질은 이전만 못 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인력 부족은 단기적으로 산업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사회시스템 전반에 큰 타격으로 이어지고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시스템의 붕괴까지 불러올 수 있는 문제이다. 우리의 모든 시스템은 암묵적으로 다음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더 많다는 것을 전제로 한 피라미드 형태이지만 실제 현실은 역피라미드 형태가 되고 있다. 결혼식장이 장례식장으로 바뀌는 모습에서 체감할 수 있듯이 고령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는 간병과 요양수요의 확대로 이어지지만 현재의 인구구조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으며 이러한 추세는 결국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내부적으로는 출생률의 증가와 여성 및 고령자 등 잠재노동력의 활용 극대화이며 외부적으로는 외국 인력의 지속적인 유입으로 정리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는 이 문제를 내부적 노력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실패하였음은 명확하다. 실패의 원인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며 결국 우리에게 남은 해법은 외국인의 지속적인 유입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국인 증가에 대한 부정적 의견은 여전히 강하지만 이는 현실을 도외시한 몽상에 불과하다. 당장 인터넷에서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드러내는 노령층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 옆에서 간병해줄 인력은 외국인일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이 현실이다. 외국인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인 동시에 지역의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외국인 역시 서울과 수도권을 선호한다는 점에 있다. 더 좋은 노동조건과 높은 급여는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선호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2022년부터 법무부는 ‘지역특화형 비자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에 일정 기간 이상 체류하는 것을 전제로 기존 외국인의 체류자격을 변경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기존 제도가 업종을 중심으로 했다면 본 시범사업은 공간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연간 수백명 규모의 소규모이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경우 지역의 경제활동 유지와 지자체 생활인구 확대 등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역 기반 산업과 연계된 비자로의 확대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조선업의 경우 대부분 지방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인접한 지역에 관련 산업이 집중된 특성이 있다. 영암·목포, 거제·통영, 울산 등 대규모 조선소와 협력업체가 밀집된 지역을 대상으로 조선 관련 업종 취업과 일정 기간 이상의 지역 내 거주를 전제로 더욱 과감하게 비자 발급 및 체류 조건 변경을 허용한다면 극심한 인력난 해소와 더불어 지역 상권의 유지 및 산업기반의 유지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은 필요시 활용하고 필요가 없어지면 돌려보내는 그런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사회를 구성하고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현재의 경제 수준과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일민족의 환상에서 벗어나 외국인에 대한 파격적인 인식 전환과 제도의 변화를 빠르게 달성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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