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추가 제재…"전투기·드론 부품 수출금지"

美는 러 돕는 北·中에 경고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유럽연합(EU)이 전투기·드론 부품 등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쓰는 모든 핵심 부품에 대한 수출금지를 추진한다. 미국은 북한, 중국, 이란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는 국가들을 향해 "결국 러시아는 패배할 것"이라며 큰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5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총 110억유로(약 15조원) 규모의 수출금지 조치를 포함한 대(對) 러시아 제재안을 발표했다.

드론, 미사일, 헬리콥터를 포함해 러시아 무기체계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47가지 부품에 대한 새로운 수출 제재 내용이 담겼다. 전투기 엔진 부품, 전자 기기, 특수차량, 안테나, 특정 희토류, 열카메라 등도 수출금지 대상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전장에서 발견된 (러시아의) 모든 종류의 기술 제품에 대한 금수 조치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제재안에는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한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이란 기업 7곳에 대한 제재도 담겼다. 이 기업들이 생산하는 제품을 민군 겸용이 가능한 '이중 사용 제품' 수출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란 혁명수비대는 우크라이나의 민간 인프라 공격을 위한 '샤헤드 드론'을 러시아에 제공해왔다"며 "이제 그들은 러시아에 민감한 품목을 판매하는 게 완전히 금지된다"고 밝혔다.

EU는 향후에도 러시아에 민감한 기술을 제공하는 이란 등 제3국 기업을 추가 제재할 방침이다. 가짜뉴스, 선전·선동 활동 등에 연루된 인사들도 제재할 계획이다. 아울러 EU 내 러시아 중앙은행의 동결자금을 우크라이나 재건 자금 조달에 쓸 수 있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이 제재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이 되는 오는 24일 시행이 목표로, EU 27개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EU가 대러 제재를 강화하는 한편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돕는 북한과 중국에 큰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 대담에서 "중국이 국제사회 내 지위를 향상하기 위해 전쟁을 중재하겠다고 하면서도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고 전쟁을 지지하고 있다"며 "중국은 둘 다 하려고 하지만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러시아의 용병집단 와그너 그룹에 탄약을 제공한 것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이란이 제공한 무인기를 전쟁에 사용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은 "우크라이나는 푸틴에게 전략적 실패를 안겨줄 것"이라며 "이는 끔찍한 침략을 지원하는 이들에게 앞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