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시시비비]튀르키예로 하나 된 대한민국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싸우던 여야도 손 맞잡고 지원
형제국 아픔에 정파 넘어 공감

[시시비비]튀르키예로 하나 된 대한민국
AD
원본보기 아이콘

"형제 국가인 튀르키예를 돕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왜 튀르키예를 ‘형제국’이라 했을까. 경기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 산 16-1. 튀르키예군 참전기념비를 가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터어키(튀르키예) 보병여단은 한국의 자유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침략자와 싸웠다. 여기 그들의 전사상자 3064명 고귀한 피의 값은 헛되지 않으리라."


튀르키예는 이 땅에서 우리를 위해 피를 흘렸다. 한국전쟁에서 미국, 영국 다음으로 많은 희생을 치른 유엔 참전국이 튀르키예다. 군사력만 보탠 게 아니다.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들을 위해 수원에 앙카라 고아원과 학교를 세웠다.


우리 생명을 구하고자 자기 목숨을 던졌던 튀르키예. 그들이 대지진 참화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 6일 새벽에 강타한 진도 7.8 대지진. 수많은 생명이 잠을 자다 참변을 당했다. 여전히 건물 잔해에 파묻혀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생명이 있다. 세계 각국에서 구조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앙숙 관계인 아르메니아도 튀르키예를 돕는 데 동참할 정도다.

2월 1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처 외벽에 6·25전쟁 참전국인 튀르키예(터키) 대지진으로 막대한 피해 발생에 국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줄 것을 요청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월 1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처 외벽에 6·25전쟁 참전국인 튀르키예(터키) 대지진으로 막대한 피해 발생에 국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줄 것을 요청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한국도 튀르키예 아픔을 외면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7일 단일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118명의 긴급 구호대를 보냈다. 대지진 발생 하루 만에 이뤄진 신속한 대응이다. 정부는 16일 방한용 텐트와 담요 등을 2진 구호대 비행기 편으로 보내기로 했다. 70년 전 튀르키예가 우리 손을 잡아줬다면 이제는 우리가 손을 잡아 줘야 할 차례라는 인식이 바탕에 깔렸다.


정부의 대응에 많은 이가 공감하고 있다. 특히 만화 일러스트레이터 명민호 작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그림은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한국전쟁 당시 폐허가 된 마을에서 어린아이에게 초콜릿을 쥐여주는 튀르키예 군인 모습과 지진으로 폐허가 된 마을에서 어린아이에게 물을 전하는 한국 구조대 모습이다.


튀르키예 언론은 "이 그림에 눈물을 흘리며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누군가의 그림 하나가 국가와 민족, 종교의 벽을 넘어 인류 보편의 가치를 일깨운 셈이다. 인간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서로 도와야 한다는 믿음의 공유가 우리 사회에 번지고 있다. 튀르키예 이슈가 우리에게 안겨준 긍정의 나비 효과는 이것만이 아니다.


정파와 이념으로 사분오열돼 있던 한국 사회의 국론 통일이 이뤄지고 있다. 국회에서 으르렁거리던 여야도 튀르키예를 돕는 일에는 손을 맞잡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종교계, 체육계,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인류애를 호소하고 있고, 수많은 시민이 이에 동참하고 있다.


이 부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난마(亂麻)와도 같은 한국 사회 분열을 해소할 해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서로의 다름을 찾아내 구분 짓고 편을 가르는 행동으로 답을 찾을 수 있겠는가. 미약하더라도 공감의 지점을 찾아내 대화의 물꼬를 터보는 것은 어떨까.


그런 노력이 사회적 논의의 기본 틀로 정착한다면 건강성을 회복한 공론의 장이 우리 사회를 도약의 길로 인도하지 않겠는가.





류정민 이슈1팀장 jmryu@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