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전대 인터뷰] 김기현 "수도권 대표론, 쓸데 없는 지역주의"

일 잘하는 여당 내부 분열 없도록
총선 승리 위해 안철수와 연대 가능
나경원, 영원한 정치적 동지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수도권 대표론은 쓸데없는 지역주의를 하나 더 만드는 겁니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기현 후보는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당원들의 수도권 민심이나 지역 민심이나 우리 당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다 똑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전대에서 '수도권 대표론'을 기치로 내건 안철수 당대표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수도권 대표론은 보수당인 국민의힘이 영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수도권 출신 대표를 선출해 당 지지 기반을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김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가 되기 위해 수도권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총선에서 어떻게 이기겠다는 비전을 보여주겠다"면서 "수도권, 비수도권 관계없이 표심을 움직이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_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 후보는 수도권 대표론이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지역주의에 기반한 편가르기라고 봤다. 그는 "비수도권 지역은 총선과 아무 상관 없느냐는 말이냐"라고 반문한 뒤 "우리 당원들에 대해 그야말로 오판하는 것이고 당원들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당원들은 매우 현명하게 미래를 보고 총선을 이기기 위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우리(당)가 무엇을 해야할지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당대표 선거가 '양강 구도'인 만큼 김 후보는 최대 경쟁자인 안 후보에 대한 견제에 주력했다. 김 후보는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승리를 위한 요건으로 "첫째는 여당이니까 일을 잘해야 한다"며 "그 다음은 당이 시끄러우면 안 된다. 치고받고 내부 총질하고 그런 것에 다들 질색한다. 더 이상 내부 분열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을 통해 경쟁력 있는 좋은 후보를 내세울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또 안 후보와 "언제든 만날 수 있다"며 '김안연대'도 지금 당장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김기현이 당대표 선거에서 이기는 게 목표가 아니라 우리가 총선에서 이기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_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친윤(친윤석열)계와 갈등을 빚다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은 최근 사실상 김 후보를 지지했다. 김 후보는 "우리는 영원한 정치적 동지"라며 "정통보수 뿌리를 공유하고 있는 정치적 연맹체, 동지 관계"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어떻게 해서 이 당을 만들어왔나. 완전히 참패의 참패를 거듭하면서, 연전연패하면서 쪼그라들 만큼 더 회생할 수 없다고 폐족해야 한다고 할 때도 우리가 사선(死線)을 넘어서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17대 국회에서 나 전 의원과 함께 여의도에 입성한 뒤 십수년간 경험과 동지적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바깥에서 갑자기 온 사람, 우리의 투쟁 반열에 참여하지 않았던 분들이 갖고있는 동지적 연대 의식과는 비교가 안 된다"면서 "(우리는) 낙동강 전선 최일선에서 총 들고 싸운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 후보는 당대표로 선출되면 적극적인 여당을 만들겠고 했다. 행정부가 만든 정책을 뒷받침하는 소극적인 여당이 아니라 정책 주도권을 쥐고 민심에 부합하는 정책을 만드는 여당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그는 "행정부는 새로운 변화에 대한 욕구들이 높지 않을 수 있지만, 그에 비해 민심은 많은 변화와 개혁을 요구한다"면서 "민심의 변화와 개혁의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는 당이 해야 할 몫인 만큼 정책 주도권을 갖고 당정 협의를 긴밀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고위급 당정을 일주일에 한 번은 열고, 실무 당정은 두·세 번 실무자들 간 회의는 매일 해서 민심에 부합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