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략전쟁"…사흘만에 정지당한 中 챗봇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의 침략 전쟁"이라고 밝힌 중국의 첫 인공지능(AI) 챗봇 '챗위안'이 공개 사흘 만에 관련 규정 위반을 이유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1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챗위안은 지난 3일 서비스 개시 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의 침략전쟁이다. 양측의 군사력과 정치력이 같은 수준에 있지 않기 때문에 침략전쟁으로 간주된다"는 답변을 내놨다. 챗위안은 중국 AI 기업 위안위가 개발한 대화형 챗봇으로 오픈AI의 '챗GPT'와 유사하다.

우크라이나전에 대한 이 같은 답변은 전쟁 발생 후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침공이 아니라며 러시아를 두둔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과는 정면 배치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군수 장비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해 왔다.

챗위안은 중국 경제 문제에 대한 질문에는 "투자 부족, 주택 거품, 환경 오염, 기업 운영 효율성 감소" 등을 지적하면서 낙관할 여지가 없다는 식으로 답변했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시 주석은 위대한 지도자이자 개혁가"라며 "열린 마음의 소유자이고 혁신을 높이 평가한다"는 답을 내놨다.

중국 공산당의 시각이 반영된 시 주석에 대한 높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챗위안의 서비스는 앱스토어에서 중단됐다. '관련 규정 위반'이 이유였다. 앞서 위안위는 챗위안이 법률, 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답변을 할 수 있고, 글 창작 작업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타이완뉴스는 "중국 이용자들은 챗위안과의 대화 내용을 캡처한 화면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며 "중국의 검열이 공산당 입장에 배치되는 일부 대담한 답변을 잘 걸러내지 못한 것은 놀랍다"고 보도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