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인재 키우겠단 통합수능이 '문과침공'으로
교육부 "수능난이도 조절하고 대학 측과 소통"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이과 학생들이 교차지원을 통해 인문사회·계열에 대거 합격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교육부는 수능 난이도 조절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대입제도 4년 예고제 탓에 당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문과 침공은 현실화하고 있다. 9일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 정시모집에서 문·이과가 모두 지원할 수 있는 지역 균형 및 인문·사회·예체능 모집단 위에 최초 합격한 640명 중 330명(51.6%)이 미적분·기하 응시자로 집계됐다.

문과 침공이 발생한 배경에는 2022학년도 수능부터 도입된 '문·이과 통합 수능'이 있다. 고등학교 수업에서는 문·이과가 사라졌지만, 대학에서는 인문·사회계열과 이공계열, 의·약학 계열로 문·이과가 나뉜다는 점에서 동상이몽이 시작된다.


2023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일인 지난해 12월 9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이 수능 성적표를 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2023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일인 지난해 12월 9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이 수능 성적표를 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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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수능은 문·이과가 통합됐지만, 이공계열이나 의·약학 계열을 지원하려면 수학 영역의 미적분 혹은 기하를 무조건 응시해야 한다. 반면 인문·사회계열에선 선택 과목 제한을 두지 않아 이과생들의 지원이 가능하다. 학생 선택권을 확대하고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적으로 도입된 통합 수능이지만 수학에 강한 이과생들이 점수 우위를 바탕으로 인문·사회계열에 지원하면서 문과생들의 부담이 커진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교육부는 문과 침공을 풀기 위한 해답이 대학 개혁이라고 보고 있다. 대학들이 학과 간 벽을 터주면 문·이과 유불리 논쟁 역시 약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신기술과 인문학, 역사에 대한 폭넓은 교육을 통해 역량이 결합해야 혁신이 일어난다. 그래서 문·이과가 통합된 것"이라며 "학과의 벽이란 것은 교수들이 편의적으로 만든, 사실 공급자의 벽이다. 아이들은 이제 학과 구분 없이 다 배워야 하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공부를 해보면 다른 게 더 재밌거나 마음이 바뀔 수 있다. 대학들이 학과의 벽을 터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이 장관은 "통합 수능이 시행된 지 2년 차기 때문에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아이들이 입시에서 어떤 유불리가 있는지 엄밀하게 따져서 대응하자는 의견이 있다. 현재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수능 과목으로 인해서 입시에 불리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능 시험 난이도를 적절히 조절하고 대학,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소통해 개선 방향을 찾아가겠다는 입장이다. 확률과 통계 과목을 택한 문과생과 기하와 미적분 과목을 택한 이과생 간 간극을 수능 난이도 조절을 통해 풀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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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조정안이 의미 없다는 비판도 있다. 대입제도 4년 예고제로 현행 통합 수능은 중학교 2학년이 수능을 보는 2027학년도까지 유지되기 때문에 당장 제도 개편이 어려워서다. 사교육계 일각에선 통합 수능이 유지되는 한 이과생들의 문과 침공은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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