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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유명 영화 감독, 옥중 단식 이틀 만에 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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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 영화제서 수차례 수상한 자파르 파나히
"당국의 비인도적인 행위에 맞서 단식" 선언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비롯해 유수 국제영화제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이란의 영화 감독 자파르 파나히(63)가 옥중 단식 투쟁 이틀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파나히 감독은 전날 이란 수도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서 석방됐다. 에빈 교도소는 정치범들이 주로 수용되는 악명 높은 곳이다. 파나히 감독이 풀려나자 교도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은 그를 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이란의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가 3일(현지시간) 에빈 교도소에서 석방 직후 지지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출처=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의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가 3일(현지시간) 에빈 교도소에서 석방 직후 지지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출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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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파나히 감독의 부인 타헤레흐 사에디와 아들은 파나히가 단식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그가 감옥에서 보내온 성명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파나히 감독은 성명에서 "나는 이란 사법부와 보안 당국의 불법적이고 비인도적인 행위, 그리고 그들의 무차별 억류에 맞서 1일부터 단식에 들어감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석방되기 전에는 음식이나 약을 먹지 않겠다"며 "죽어서 감옥을 나갈지라도 내 결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파나히 감독은 2009년 시위 도중 총에 맞아 숨진 이란 학생들의 장례식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2010년 6년 징역형과 함께 20년 동안 해외여행과 영화 제작을 금지하는 판결을 받았다. 그는 복역 두 달 만에 조건부로 석방됐으나, 출국 금지 상태에서 작품 활동을 계속해 지난해 7월 재수감됐다. 당시 감독은 당국에 억류된 모하마드 라술로프 등 동료 영화감독을 만나기 위해 에빈 교도소를 찾았다가 곧바로 체포됐다. 이에 대해 이란 사법부는 "2010년 선고받은 징역 6년 형을 마저 채우기 위해 다시 구금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장편 데뷔작으로 칸 '황금카메라상'…이후 베니스·베를린영화제 최고상 받아

이란 영화를 대표하는 거장 감독인 파나히는 장편 데뷔작인 '하얀풍선'(1995년)으로 칸영화제에서 신인 감독에게 주는 '황금카메라상'을 받으며 단숨에 전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어 '써클'(2000년)로 베니스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오프사이드'(2006년)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받았다.

가석방 이후 제작한 작품 역시 호평을 받았다. 자전적 영화 '닫힌 커튼'(2013년)으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자동차로 이란을 돌아다니며 찍은 '택시'(2015년)로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받았다. 2018년에는 '세 얼굴'로 칸영화제 최우수 각본상까지 수상했다. 하지만 그는 이란 당국의 출국금지 조치로 시상식 참석조차 할 수 없었다.


칸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는 파나히 감독의 석방에 대해 "큰 안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과 전 세계에서 폭력과 억압의 대상이 된 모든 사람들을 잊지 않는다"며 "칸영화제는 항상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전 세계의 예술가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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