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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꿈 '테일러 공장'…기대만큼 과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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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美 두 번째 파운드리 거점 '테일러'
파운드리 특성상 인접지 생산 이점 많아
TSMC·인텔과 경쟁…지역 스킨십 확대

[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약 21조3860억원)를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는다. 현지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TSMC, 인텔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삼성전자는 1월 31일 진행한 작년 4분기 실적 관련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미국 테일러 팹(공장)은 당초 계획대로 2024년 하반기에 4나노를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선단 공정 수요 대응을 위해 미국 테일러와 평택 캐파(생산능력) 확대 중심의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테일러 공장은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짓는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이다. 500만㎡로 기존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보다 네 배가량 더 크다. 삼성전자는 올해 완공, 내년 양산을 목표로 잡았다. 이곳에서 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해 첨단 반도체를 만든다. 5세대 이동통신(5G)과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쓸 반도체가 대상이다.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이 들어설 부지 일대(왼쪽)과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 고속도로 표지판을 선물 받는 모습 / [사진출처=삼성전자 홈페이지·경 사장 인스타그램 계정]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이 들어설 부지 일대(왼쪽)과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 고속도로 표지판을 선물 받는 모습 / [사진출처=삼성전자 홈페이지·경 사장 인스타그램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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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할 때 테일러 공장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 파운드리 업체는 고객사가 주문한 대로 반도체를 만든다. 고객사 근처에 공장이 있으면 사업상 커뮤니케이션하기가 쉽다. 고객 신뢰를 쌓으면서 제품 품질을 높일 수 있다. 현지 고객사 확보에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에는 엔비디아와 AMD, 퀄컴 등 대규모 팹리스가 다수 모여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2021년 기준 미국의 세계 팹리스 시장 점유율이 68%라고 밝혔다.


특히 현 상황에선 지역 단위로 공장을 두는 것이 경쟁력일 수 있다. 미국은 자국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 반도체 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CSA)을 내놨다. 현지에 생산 시설을 세우는 기업에 조세 혜택과 보조금을 주기 위해 선보인 법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각국 정부가 현지 제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파운드리 기업이 다른 국가의 보조금 정책과 현지 고객 요구를 더 많이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물론 얻을 수 있는 열매만큼 과제도 많다. 파운드리 시장서 1위 사업자인 대만 TSMC와 현지서 경쟁해야 한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2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최근 투자액을 120억달러(약 15조960억원)에서 400억달러(약 50조3200억원)로 늘렸다. 첫 번째 공장에서 내년부터 4㎚ 공정을 도입해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테일러 공장과 로드맵이 같다.


TSMC는 이미 애플과 엔비디아, AMD 등 미국 주요 팹리스를 대형 고객사를 두고 있다. 현지 생산을 늘리면 이들 고객사와의 협업 관계를 더할 수 있다. 실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열린 피닉스 공장 장비 반입식에 참석했다. 그는 "앞으로 애플은 애리조나 공장에서 만든 프로세서를 구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 파운드리 꿈 '테일러 공장'…기대만큼 과제 많다 원본보기 아이콘

오하이오주와 애리조나주에 공장을 짓고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는 인텔도 변수다. 인텔은 올해 파운드리 공장에 3㎚ 공정을, 내년 하반기부턴 2㎚ 공정을 적용해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인텔이 당장 성과를 내긴 어렵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고객을 확보한다면 삼성전자에겐 또 다른 경쟁사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현지서 고객사 주문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전략을 펼친다. 삼성전자는 테일러에 1라인을 만들고 있다. 곧 2라인도 지을 예정이다. 2라인은 셸 퍼스트(Shell First)로 운영한다. 셸 퍼스트란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공간인 클린룸을 미리 만들어두는 것을 말한다.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클린룸에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다. 또 현지 지역과의 스킨십도 늘리고 있다. 테일러 지역 사회에 매년 평균 30만달러(약 3억7710만원) 이상을 기부한다. 테일러 교육 기관과 협력해 인턴십도 운영 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미세 공정에서 수율(완성품 중 정상품 비율)을 높이는 게 목표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부문장)은 1일 임직원과 만난 자리에서 "TSMC의 성능과 수율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 3㎚ 2세대 공정을 도입해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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