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드러내기 싫어요"…마스크 안 벗는 한국·일본

외신 "타인에 대한 예의·배려로 여겨"
"화장 안 하거나 억지미소도 안 해도"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하는 등 관련 규정을 완화했지만, 많은 사람이 한동안 마스크를 계속 쓰고 다닐 거라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NYT는 아시아 국가 정부들이 마스크 규정을 완화해도 사람들은 이른 시일 내 마스크 착용을 완전히 중단하지 않을 것 같다며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그 이유를 집중 조명했다.

NYT는 그 이유로 마스크 착용이 습관이 돼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과 보건 당국이 여전히 착용을 권유한다는 점, 마스크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로 여겨진다는 점, 미세먼지 등 공해에 대한 마스크의 보호 효과 등을 꼽았다.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된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장동 광장초등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들과 안 쓴 학생들이 한반에서 같이 수업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2002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2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으로 코로나 이전부터 마스크 착용 습관이 있던 아시아에서는 팬데믹 2년간 마스크 착용이 바꾸기 어려운 습관이 됐다고 NYT는 분석했다.

NYT는 한국과 일본에서는 마스크를 쓰면 화장을 하거나 미소 등 표정 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편리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스·메르스 등 감염병 확산 때부터 착용 익숙…보건당국도 착용 권유

구체적으로 NYT는 한국과 일본 정부가 마스크 착용을 엄격하게 요구하지는 않지만, 착용을 계속 권장한다는 점도 마스크를 계속 쓰는 요인이라 지적했다.

한국에서는 대중교통과 의료기관에서 마스크 착용이 여전히 의무이고,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쓸 필요 없다고 선언한 일본도 실내 마스크 착용은 권장하고 있다.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 지난달 31일 서울 한 카페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이어 NYT는 독감과 계절성 알레르기 같은 호흡기 질환을 피하려는 것도 사람들이 계속 마스크를 쓰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어 아시아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게 다른 사람의 안녕을 배려하는 좋은 에티켓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주변의 누가 면역력이 약한지, 누가 취약한 사람과 함께 사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은 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일반적 예의라는 것이다. 또 동아시아 대기의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해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마스크를 쓰는 데 이미 익숙해져 있다는 점도 마스크를 계속 쓰는 요인으로 꼽았다.

NYT는 "미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은 몇 달 전에 마스크 착용 의무사항을 폐지했다"라며 "그러나 동아시아 국가들의 많은 국민들은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마스크 착용을 완전히 중단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