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전이 차단…선제 구조조정·금융권 대응력 확대
금융위원회, 30일 대통령 업무보고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금융당국이 올해 40조원 이상의 시장안정프로그램 자원여력을 총 동원, 금융시장 안정기조를 이어간다. 또 기업 부실의 금융권 전이를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인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나서는 한편,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으로 금융권의 손실흡수능력을 확대하고 '금융안정계정'을 통해 안전망 구축에도 나선다.
금융위원회는 3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밝혔다.
지원여력 40조 동원…비우량물로도 P-CBO 확대
우선 금융위는 지난해 급격한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발생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일정 부분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50조원 + α'의 대규모 시장안정프로그램이 가동되고, 기획재정부·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정책공조에 따른 결과라는 게 금융위 측 설명이다.
금융위는 이에 올해도 금융안정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현재 활용 가능한 약 40조원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활용한단 계획이다. 세부 프로그램별로 보면 채권시장안정펀드의 지원한도는 6조1000억원, 산업·기업은행의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프로그램은 7조6000억원에 달한다.
김 위원장은 "회사채 및 단기자금시장의 시장안정세를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해 시장안정프로그램의 적극적인 집행을 지속할 것"이라며 "시장 불안이 커질 경우 채안펀드 및 회사채·CP 매입프로그램의 대상과 규모 확대 등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선 신용보증기금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5조원)의 지원대상을 비우량물 등으로도 확대한다. 우량물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는 만큼 이를 비우량물, 저신용기업으로도 확산하겠단 취지다. P-CBO 지원대상은 여신전문금융사의 경우 A-등급에서 BBB-등급까지 확대하고, 한도는 대기업 계열의 한도를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증액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달 이후 접수를 실시해 1분기 내 P-CBO 발행을 재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당국은 상황에 따라선 각종 금융관련 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예컨대 오는 4월 시행 예정인 예대율 규제, 6월로 유예된 은행권의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규제 등이 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벌어졌던 채권시장 경색과 금융기관 간 수신경쟁과 같은 급격한 자금이동에 따른 불안요인에 대해서도 면밀한 대응을 이어간단 계획이다. 은행채, 공사채 등 우량물의 발행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한편, 퇴직연금의 급격한 자금 이동을 막는 방식이다.
기업→금융권 부실 전이 막는다
또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기업 부실화의 영향이 금융권에 전이되지 않도록 선제적 구조조정에도 착수한다. 금융위는 올해 중 약 1조원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를 조성하고 운용 주체를 기존 한국성장금융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 변경한다. 캠코는 기업구조혁신펀드와 기존 회생기업 신규자금대출, 자산매입 후 재임대 등과의 연계를 강화해 기업 정상화 지원의 효과를 높일 예정이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등 상시적 구조조정 체계도 전면 재점검한다. 신속한 기업 채무조정을 위한 워크아웃 절차를 담고 있는 기촉법의 기한(10월 일몰)의 연장을 추진하는 한편, 신용위험평가 대상을 확대해 소규모 기업(신용공여액 10억원 이상)의 워크아웃도 허용한다. 이밖에도 업종별 특수성을 반영한 신용위험평가 세분화, 고(高) 리스크 업종에 대한 수시평가 실시 등을 통해 선제적 부실 대응에 나선다.
금융권의 대응여력도 확충한다. 금융위는 은행업 감독규정에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요구권'을 신설, 금융권의 손실흡수능력을 확대한다. 현행 감독규정상 대손충당금·대손준비금 적립만으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어려운 만큼,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요구권을 신설해 추가 적립 요구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단 취지다.
금융안정계정의 조기 가동도 준비한다. 이는 예금보험기금에 이 금융안정계정을 설치, 금융시장 급변 등으로 일시적 어려움에 처한 금융회사에 유동성·자본확충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예금자보호법은 현재 정부입법의 형태로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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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우리는 많은 위기극복 경험을 갖고 있으나, 이번 위기는 과거 위기와는 또다른 형태의 위기인 만큼 과거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시장상황에 맞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정책 대응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관계부처 뿐 아니라 금융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금융부문의 모든 가용자원과 역량을 동원해 위기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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