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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캐릭터 복장만 바꿨는데'…엠엔엠즈가 촉발한 美 문화전쟁

최종수정 2023.01.25 09:44 기사입력 2023.01.25 09:27

여성 캐릭터 신발 변화에 보수 진영 공격
출시 1년 만에 사용 중단 선언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갈색 등 알록달록한 색상의 동그라미 초콜릿에 팔, 다리가 달린 미국 유명 초콜릿 엠앤엠즈(M&M's)의 대표 캐릭터, '사탕 대변인(spokescandies)'이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다. 엠앤엠즈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 제과업체 마즈리글리(이하 마즈)는 23일(현지시간) 1960년부터 활동한 이 캐릭터의 사용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마즈측은 트위터에 게재한 글을 통해 "미국아, 대화해보자. 지난해 우리는 큰 사랑을 받아온 사탕 대변인의 모습을 조금 바꿨다"면서 "누군가가 이를 알아차릴지 확신조차 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 조치가 인터넷을 분열시킬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유명 초콜릿 엠앤엠즈(M&M's)의 대표 캐릭터 '사탕 대변인(spokescandies)'(사진출처=엠앤엠즈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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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즈의 조치는 지난해 사탕 대변인 캐릭터의 모습을 일부 변경한 것을 두고 미국 진보와 보수 진영 간 논쟁이 격화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문화 전쟁(Culture Wars)'이라고 칭하고 있다.


시작은 지난해 1월이었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마즈는 여성 캐릭터인 녹색 캐릭터와 갈색 캐릭터의 복장을 일부 변경했다. 녹색 캐릭터의 신발을 1960년대 패션 아이콘이었던 굽 높은 고고부츠에서 굽 낮은 스니커즈로 바꿨고, 갈색 캐릭터는 하이힐의 굽 높이를 낮췄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두 여성 캐릭터의 아픈 발에 휴식을 제공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또 마즈는 지난해 9월에는 새로운 여성 캐릭터인 보라색 캐릭터를 공개했다. 하이힐이 아닌 레이스업 부츠를 신은 이 캐릭터는 색상 때문에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캐릭터란 해석을 낳았다. 마즈가 새로운 엠앤엠즈 캐릭터를 발표하는 것은 당시 10년 만이었다. 제인 황 엠앤엠즈 글로벌 부사장은 "우리 사탕 대변인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대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즈는 올해 초 녹색과 갈색, 보라색 등 여성 캐릭터 셋이 포장지에 그려진 제품을 내놓고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수익의 일부는 여성단체를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엠앤엠즈가 여성 캐릭터만 한 곳에 등장시킨 것이 처음이었다.


엠앤엠즈의 사탕 대변인 중 여성 캐릭터 셋이 그려진 포장지의 모습(사진출처=엠앤엠즈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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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즈의 이러한 움직임은 곧바로 보수성향 언론사인 폭스뉴스를 비롯한 미국 내 보수 진영의 반발을 샀다. 보수 진영은 엠앤엠즈 캐릭터의 변화를 두고 진보 진영의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에 지나치게 경도된 사례로 꼽으면서 반감을 드러냈다. 인터넷에서는 녹색 여성 캐릭터의 디자인을 원래대로 되돌려 '섹시하게 유지하자'는 서명운동이 벌어져 2만명 이상이 참여하기도 했다.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 터커 칼슨은 "엠앤엠즈는 캐릭터가 완전히 매력을 잃고 완전 중성적으로 될 때까지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 브랜드를 두고 '깨어있는(Woke) 엠앤엠즈'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미국에서는 젠더, 인종, 성 소수자 차별 등 이슈에 대해 이해하고 행동하는 상태를 두고 '깨어있다'고 표현하며, 보수 진영은 이를 강하게 비판한다.


마즈는 이날 성명에서 "사탕이 신은 신발조차 양극화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이건 결코 엠앤엠즈가 원하던 바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를 하나로 묶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탕 대변인 대신 유명 코미디언 마야 루돌프가 엠앤엠즈 대변인 역할을 맡아 다음 달 치러지는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광고에 출연하게 될 것이라고 마즈 측은 덧붙였다.


이번 조처로 논란이 불식될지는 불투명하다. 마즈 측은 지난해 9월 CNN방송의 '녹색 캐릭터의 고고부츠가 다시 돌아올까'라는 질문을 받고 "그럴 리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사탕 대변인의 무기한 직무 정지가 마즈의 변화한 입장 일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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