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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진 침체 경고…인플레 둔화에도 소비 1.1% 감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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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미국의 물가상승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실물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는 얼어붙고 있다. 대목인 연말 쇼핑 시즌조차 미국인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며 12월 소매판매는 1년 만에 최대폭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시기 도매 물가는 둔화하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여파가 실물 경제에 본격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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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도 지갑 안열어...소비심리 얼어붙나

18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1% 감소했다. 이는 12개월래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블룸버그의 전문가 전망치(-0.9%)보다도 감소폭이 컸다.

통상 11~12월은 연말 쇼핑 대목으로 꼽히지만, 오히려 이 기간 미국의 소매판매는 두달 연속 1%대 감소세를 나타냈다. 연휴기간 판매 또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하는데 그쳐 예상치(6~8%)를 훨씬 하회했다. 휘발유와 자동차 등을 제외한 12월 근원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JP모건의 밥 미셸 최고투자책임자는 "공격적인 Fed의 긴축과 양적긴축(QT) 여파가 경제를 강하게 물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LPL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소비자들이 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점점 더 지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미국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지표는 종합적인 경제 건전성을 평가하는 척도로 평가된다.


항목별로는 13개 중 10개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백화점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6.6% 줄었다. 연말에 소비자 지출이 급증하는 가구, 자동차 판매도 각각 2.5%, 1.2% 감소했다. 상품 판매가 아닌 서비스 부문에 해당하는 식당 및 술집 판매도 0.9% 줄어 전반적인 소비 냉각 조짐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12월 상품가격 하락세가 일부 소매판매 감소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으나, 이러한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소비 둔화 시그널이 짙어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소매판매 수치는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스피어X의 데이비드 페트로 실레니 수석트레이더는 "1월 소매판매 데이터가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커지는 침체 경고...빅테크 감원도 이어져

특히 이러한 소비 지표는 다수의 경제학자가 연내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한 가운데 나와 눈길을 끈다. WSJ가 최근 미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에 대한 답변 평균치는 61%였다.


같은 날 공개된 산업생산 지표도 예상보다 더 악화하며 이러한 경기침체 우려에 힘을 실었다. 12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7% 감소하며 시장 전망치(-0.1%)보다 부진했다. 설비가동률도 78.8%에 그쳐 전망치(79.6%)를 밑돌았다.


Fed는 이날 경기동향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향후 몇달간 경제가 거의 성장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little growth in the months ahead)"는 진단을 내놨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앞서 공개되는 베이지북은 통상 금리 결정에 앞서 주요 경기판단 자료로 활용된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3월까지 직원 1만명 규모의 감원을 발표하는 등 빅테크 중심의 고용 한파도 이어지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중대한 변화의 시대에 있다"며 전 직원의 5%에 달하는 1만명을 해고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마존 또한 이날부터 직원들에게 해고 통보를 시작했다. 앞서 예고대로 창립 이래 최대인 1만8000명 규모의 정리해고가 본격화한 것이다.


◆도매 물가도 둔화...Fed 베이비스텝 밟을 듯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점차 꺾이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도 추가로 공개됐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보다 6.2% 올랐다. 전월 상승폭(7.3%)에서 1%포인트 이상 낮아진 수치다. 이는 최근 9개월 간 최저 수준이기도 하다.


도매 물가를 의미하는 12월 PPI는 전월 대비로도 0.5% 떨어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인 2020년4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앞서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PPI까지 둔화하며 이른바 물가 정점론에 한층 힘을 실은 셈이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포한 Fed의 고강도 긴축 여파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수요 감소에 따라 냉각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품목별로는 에너지 물가지수가 7.9%, 식료품 물가지수가 1.2% 각각 급락해 전반적인 물가 하락을 주도했다. 다만 서비스 쪽은 0.1% 상승세를 기록해 추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에너지가격 역시 최근 들어 연초 대비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이 또한 주시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주요 외신들은 짚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하면서 Fed는 오는 31일~2월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로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2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93% 이상 반영하고 있다. Fed의 베이지북에도 대부분 지역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Fed가 우려해온 노동시장 과열과 임금 상승 압력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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