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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물가상승률 낮아졌지만..주거·서비스 등 '끈적한' 인플레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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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까지 치솟던 美물가 6%대로 둔화
Fed 추가 긴축 평가 엇갈려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지난해 9%대까지 치솟았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대로 둔화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재차 긴축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월가에서는 속도 조절과 별개로 언제까지 Fed가 금리 인상을 지속해야하는지를 두고 엇갈린 의견이 쏟아진다. 누적된 긴축 효과가 가시화한 만큼 Fed의 금리 인상을 멈출 때가 다가왔다는 주장 반면, 치솟는 임금 및 서비스 물가를 이유로 더 긴축 고삐를 죌 때라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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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CPI, 6%대로 둔화...힘 실린 '베이비스텝'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12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6.5% 올랐다. 작년 6월 9.1%까지 뛰었던 CPI 상승률이 5개월 연속 축소된 것이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소폭이기도 하다. 특히 12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1% 하락했다. 전월 대비로 CPI가 감소세를 나타낸 것은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5.7%, 전월보다 0.3% 각각 올랐다.

예상대로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확인되면서 Fed를 둘러싼 긴축 우려도 완화됐다. 당장 오는 1월31일~2월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Fed가 금리 인상 폭을 0.25%포인트까지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2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96%이상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에는 62%, 전날에는 76% 수준이었다. 반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4%이하로 내려앉았다. 모건스탠리는 "12월 CPI는 Fed가 속도 조절에 나설 상황을 부추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 참석해 올해 금리가 몇 차례 더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앞으로는 (인상폭은) 0.25%포인트가 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2월 CPI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옳은 방향을 가고 있다면 Fed가 통화정책 대응을 과도하게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만 7차례에 걸쳐 금리를 4.25~4.5%로 끌어올린 Fed로선 자칫 불필요한 침체가 초래되지 않도록 누적된 긴축정책의 여파를 확인할 시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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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중단할 때" VS "Fed 할 일 많다"

Fed의 추가 속도조절이 유력시 되는 가운데 이제 관건은 최종금리 수준과 지속기간, 즉 '얼마나 더 높은 수준에서 오래 지속될 지'다. 월가에서는 이미 Fed의 향후 행보를 두고 엇갈린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 강세론자인 제레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 교수는 이날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해야할 시점이라고 재차 밝혔다. 딘 베이커 미 경제정책연구센터 수석이코노미스트 역시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Fed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하고 금리 인상을 중단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인플레이션 지표 등을 살펴봤을 때 이미 디플레이션 환경에 들어섰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Fed의 통화정책이 지표로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자칫 불필요한 경기침체를 야기하지 않도록 멈춰서야할 때라는 설명이다. 시걸 교수는 Fed가 우려하는 임금상승률과 관련해서도 "구조적 문제"라며 추가 긴축을 통해 낮추기 어렵다는 점을 꼬집었다.


월가 최대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 역시 다음 회의에서 베이비스텝을 밟은 Fed가 예상보다 더 이른 시점에서 긴축을 종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상 2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이 남은 것으로 판단하는 기타 투자은행과 달리, 모건스탠리는 Fed가 단 한차례 인상 이후 12월 중 금리 인하에 돌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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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주거비를 비롯한 서비스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긴축 강도를 늦춰선 안된다는 주장도 잇따른다. 그간 과소긴축보다 과잉긴축이 낫다는 입장을 표해온 Fed로선 현 시점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했다가 다시 인플레이션이 치솟는 상황을 바라지 않는다는 진단이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마켓의 팀 그라프는 "전체 지표상 수치는 양호하지만 주거, 서비스 관련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끈적(stickiness)하다"면서 "Fed가 원하는 만큼 빨리 인플레이션이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2월 CPI 상승폭이 둔화된 것은 휘발유 가격(-9.4%) 하락 여파가 큰데, 이는 지속적으로 물가 하락추세를 이끌 요인은 아니라는 평가다. 반면 12월 CPI 내 3분의1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년 대비 7.5%,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최근 고용지표가 여전히 강력한 노동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 역시 이러한 긴축 의견을 뒷받침한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1월 1일~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0만5000건으로 전주보다 1000건 감소했다. 15주 만에 최저치다. 현재 Fed는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과열된 노동시장이 임금 상승을 부추겨 고물가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최근 발언들에서도 서비스 물가, 임금상승률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적으로 확인된다. 모하메드 엘-에리안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아직 Fed가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Fed 당국자들 역시 속도 조절 여지는 열어두면서도 금리 인하 또는 인상 중단 가능성엔 선을 긋고 있다. 같은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CPI 지표를 환영하면서도 "가능한 빨리 (5%이상 금리에) 도달하고, 그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역시 "할일이 많다"고 긴축 지속 방침을 확인했다. 마이크 로웬가르트 모건스탠리 포트폴리오책임자는 "이날 CPI는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면서 "Fed는 높은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는 CPI 상승폭이 예상대로 둔화하면서 일제히 올랐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작년 7월 이후 처음으로 5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다만 3대 지수 모두 상승폭이 1%를 넘진 않았다. 아스피리언트의 샌디 브래거 최고고객책임자는 "시장이 CPI 보고서에 기뻐하면서도, 지나치게 흥분하지는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Fed의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미 CPI 전망이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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