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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회장 선거]선관위 "김영훈 후보 공보물 규정 위반"… 중지요청·공지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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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영훈·안병희·박종흔 변호사./사진=각 후보자 측 제공

왼쪽부터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영훈·안병희·박종흔 변호사./사진=각 후보자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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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가 각 진영의 비방·폭로전으로 혼탁해지고 있는 가운데 변협 선거관리위원회가 김영훈 후보의 2차 선거인쇄물이 '협회장 및 대의원 선거규칙 시행규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내리고 제재에 나섰다.


하지만 앞서 안병희 후보의 1차 선거인쇄물 중 2개면을 비슷한 이유로 삭제한 채 발송하도록 했던 변협 선관위가 김 후보의 선거인쇄물은 사전 제재 없이 그대로 발송한 뒤 안 후보자의 발송 중단 요청을 받고서야 뒤늦게 심의를 거쳐 제재를 결정한 것은 공정성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변협 선관위는 안 후보 측이 김 후보 측 2차 선거인쇄물을 문제 삼아 제기한 질의와 발송 중지 요청에 대한 회신에서 "김영훈 후보자의 차 선거인쇄물 일부 내용에 대해 선관위는 선거규칙 시행규정 제12조 2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선거규칙 시행규정 제12조 2항에는 선거인쇄물에 '다른 후보자에 관한 사항은 게재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김 후보의 2차 선거인쇄물에는 2개 면에 걸쳐 '안병희 후보의 거짓선동과 날조에 답합니다', '안병희 후보는 자격이 있습니까?'라는 등 안 후보와 관련된 내용이 가득 담겨 있다.

또 변협 선관위는 "차 선거인쇄물의 내용 중 타 후보를 언급한 부분을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인터넷 또는 게시판 대화방 등에 글이나 동영상 등으로 게시하거나 전자우편,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는 경우에 해당 부분을 삭제해 활용하도록 선거규칙 제32조 1항 1호의 중지 요청 제재와 선거권자에게 위반사실 및 제재내용을 공지하는 선거규칙 제32조 1항 2호의 제재 조치를 병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선거규칙 제32조 1항은 선거규칙을 위반한 사람에 대한 제재 방법으로 ▲구두 또는 서면에 의한 중지 요청 또는 경고(1호) ▲선거권자에게 위반사실 및 제재내용 공지(2호) ▲선거일 각 투표소에 위반사실 및 제재내용 게시(3호) ▲징계개시청구권자에게 징계 개시 요청(4호) 등을 열거하고 있다. 1호부터 4호까지의 제재는 같은 조 2항에 따라 함께 병과할 수 있다.


한편 이 같은 변협 선관위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앞선 안 후보 사례와 비교해 형평성에 맞지 않는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변협 선관위는 현 변협 집행부 임원들이 변협의 로톡을 상대로 한 수사기관 고발이나 변협에 비판적인 기사를 쓴 언론사를 상대로 한 각종 소송 등을 셀프 수임해 수임료를 챙긴 사실과 서울변회 임원들이 적게는 300만원부터 회장의 경우 900만원의 기본급을 받는 외에 추가로 받는 실비의 한도를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린 사실을 담은 안 후보의 1차 선거인쇄물에 대해 발송 전 수정 및 삭제 요청을 했다. 변호사단체의 명예와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금지한 선거규칙과 선거인쇄물에 다른 후보자에 관한 사항을 게재하지 못하도록 한 선거규칙 시행규정 위반이라는 이유였다.


변협 선관위의 지적에 안 후보 측이 일부 내용을 수정했지만 변협 선관위는 총 12개면인 선거인쇄물 중 2개면 전체를 삭제할 것을 요구하면서 통보한 시한까지 선관위의 요구가 반영된 수정 선거인쇄물 시안이 제출되지 않을 경우 안 후보의 1차 선거인쇄물 전체를 발송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결국 안 후보는 1차 선거인쇄물 발송 시기에 맞춰 일단 변협 선관위가 지적한 면의 내용을 삭제한 뒤 검은 면으로 대체해야 했다.


그런데 이번 김 후보의 2차 선거인쇄물에는 안 후보에 대한 내용이 2개면 전체에 걸쳐 실려있는 데도 변협 선관위가 아무런 제재 없이 발송했다.


이와 관련 변협 선관위는 김 후보의 2차 선거인쇄물에 대해 선거규칙 제27조 5호의 의무, 즉 '선거운동의 제한 및 금지사항 위반여부에 관한 신고 및 감독' 사무를 게을리한 이유를 물은 안 후보 측 질의에 "선관위는 선거인쇄물 심의에 관한 법원 가처분 결정의 취지를 존중해야 하며 그에 따라 심의 방법이 조정될 수 있다"고 답했다. 법원 결정의 취지에 따른 것이지 두 후보를 차별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어 변협 선관위는 "선관위의 선거인쇄물 심의는 규칙 등 위반 여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적인 절차로서 선거인쇄물이 발송된 후에 규칙 등 위반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엄중하게 제재 조치를 취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논의에 따른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양지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 후보는 2차 공보물 발송 때부턴 1차 수정본을 그대로 발송하게 해달라는 취지의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안 후보의 가처분 신청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전보성)는 지난해 12월 20일 안 후보의 선거인쇄물에 대한 변협 선관위의 조치가 안 후보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선거운동의 자유, 변협 소속 회원들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며 "채무자(변협)는 12월 23일로 예정된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 제2차 선거인쇄물 발송시 채권자(안병희)가 제출한 별지 기재 인쇄물을 함께 발송해야 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처럼 변협 선관위는 법원 결정의 취지에 따른 조치였다는 입장이지만 안 후보 측은 물론 일부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변협 선관위가 현 변협 부협회장으로 현 변협 집행부의 계승자임을 자처하는 김 후보를 사실상 편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2차 선거인쇄물 발송 직후인 지난해 12월 29일 안 후보 측은 변협 선관위에 김 후보 선거인쇄물에 대한 발송 중단 요청과 함께 질의 공문을 보냈지만, 변협 선관위는 2일 오후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열어 심의를 마친 이후에도 결정문 작성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등 이유로 회신을 미루다 선거를 열흘 앞둔 이날에야 안 후보 측에 회신 공문을 보내왔다.


뒤늦게 변협 선관위가 김 후보의 선거인쇄물이 내부 규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이미 해당 선거인쇄물은 지난해 12월 27일~28일 사이 우편물과 이메일로 선거권을 가진 변호사들에게 발송이 된 상태인 만큼 변협 선관위의 제재 조치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번 변협회장 선거는 1월 13일 사전투표, 1월 16일 본투표가 실시된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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