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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 세종대왕도 힘들었다…멀고도 험한 성군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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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 세종대왕도 힘들었다…멀고도 험한 성군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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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국사 교과서를 비롯해 한국인의 관념 속에서 세종대왕은 완벽한 군주이며, 그가 다스렸던 시대는 가장 훌륭했던 치세다. ‘성군(聖君)’이란 칭호를 갖고 있는 군주도 세종대왕이 유일하다.


세종은 문화, 과학, 국방 모든 분야에 뛰어났던 인물로 그려지며 한글 창제라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기에 민족의 스승으로도 불린다. 스승의 날을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15일로 한 이유도 그의 한글창제 업적을 기리기 위함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세종대왕의 그 수많은 업적은 군주로서 그가 처했던 환경이 결코 녹록치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의 업적들은 모두 갓 건국된 조선 왕조가 겪은 갖가지 정치적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북방 여진족들의 침탈을 막으려고 시작된 북방개척, 장기간 지속된 가뭄과 이에 따른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측우기와 각종 천문시설, 왕조 교체기에 쏟아진 수많은 소송 사건에서 억울한 이들을 없애고자 만든 한글 등 그의 업적 뒤에는 그에게 던져진 시대적 과제들이 있었다.


‘세종의 고백, 임금 노릇 제대로 하기 힘들었습니다’는 정치 지도자로서 세종대왕이 겪었던 각종 정치적 고뇌를 다룬다. 정치외교학 전문가인 저자는 정치학적 관점에서 세종대왕의 정책을 분석하고, 그가 각종 정치적 난제들 앞에서 얼마나 깊은 고심 끝에 결정을 내렸는지 보여준다. 특히 첫째 형이자 오랜기간 왕세자 자리를 굳혔던 양녕대군을 밀어내고 세자가 된 뒤, 불과 두달 만에 왕위까지 이어받으며 겪었을 정치적 혼란과 고뇌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세종대왕의 치세 동안 조선왕조를 둘러싸고 있었던 꽤 복잡한 지정학적 상황도 설명한다. 북쪽의 몽골족과 장기전을 치르고 있던 명나라의 상황, 건국 초기 이후 계속된 조선과 명나라 간의 정치외교적 신경전, 왜구의 침탈 등이 세종대왕에게 계속 정치적 결단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북방개척으로 알려진 한국사 최초의 북방 이민정책에서 빚어진 각종 정치, 경제적 어려움들도 상세히 나와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성군 세종이 가졌던 가장 강력한 정치적 무기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부딪히며 늘 모든 것을 기록하고 다시 검토하는 ‘끈기’였다. 각종 사안들을 관료들과 끊임없이 회의하고 대안을 도출하며 보완해 나가려했던 끈기와 무서운 집념이 성군의 치세를 만든 근본이었다.


이런 점에서 역사 분야에 이미 많은 지식을 갖추고 새로운 사실이나 재미를 추구하려는 사람들보다는 조직의 리더로서 적합한 리더십의 원형을 찾고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세종의 고백, 임금 노릇 제대로 하기 힘들었습니다|송재혁 | 푸른역사 | 408쪽 | 2만2000원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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