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 태양이 에너지를 내는 원리가 핵융합이다. 그래서 인간이 만드는 핵융합 시설을 흔히 ‘인공태양’이라고 부른다. 기존의 원자력 발전은 ‘핵분열’ 방식인데, 핵융합은 그와 반대다. 실제 효율은 원자력 발전의 서너배에 달할 거라는 예상이 많다. 즉 핵융합 기술로 전기를 만들 수 있게 되면 발전소를 3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핵폐기물 등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사고 위험도 낮아 ‘미래 청정에너지’로 각광 받는다. 세계 각국이 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지만 아직 실용화까지는 수십 년 이상이 필요하다. 최근 미국이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핵융합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엔 투입한 에너지보다 생성한 에너지가 더 많은 ‘임계점’을 넘었다. 이를 핵융합 ‘점화(ignition)’라고 부른다.
과학적 진보에 논란과 우려도 나온다. 한국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미국과 같은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 않다. ‘미국이 이런 성과를 냈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해 온 연구는 모두 헛수고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우리는 ‘토카막’이라는 방식을 쓴다. 초전도 자석을 이용해 도넛 모양의 원통 안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식이다.
두 방식은 장단점이 있다. 레이저 방식은 구조가 간단해 빠른 실용화가 가능할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간 운전에 대한 다양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 분야에선 우리 방식이 장점이 크다. 처음부터 장시간 운전을 통해 원자핵을 가속해 핵융합을 일으키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 분야에선 선두 그룹에 속한다. 세계적 핵융합 실험로인 KSTAR(케이스타)를 보유하고 있고 선진 7개국이 공동으로 건립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도 수십 년을 더 걸어야 한다면 남의 발걸음에 일일이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지금은 묵묵히, 쉬지 않고 ‘우리의 길’을 걷는 게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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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민 과학기술 전문 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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