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 MZ세대와 주 52시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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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코로나19로 미뤄졌던 ‘대면 송년회’가 3년 만에 돌아왔지만 반갑지만은 않은 눈치다. 최근 만난 한 10대 그룹 부장은 "송년회 말도 못 꺼냈다"면서 "내부적으로 단체 모임을 자제하라는 얘기가 나와서 팀별로 '법카(법인카드)'나 주는 정도"라고 손사래를 쳤다.


송년 문화를 바꾸고 있는 건 불경기도 한몫하겠지만 2030,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등장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할 듯하다. ‘일보다 내가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고리타분한 꼰대 상사와 황금같은 연말을 보내기가 쉽지 않을 터.

MZ세대 이후 직장의 개념도 변화하고 있다.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항상 이직이나 조용한 퇴사를 꿈꾸는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기업도 과감한 변신을 시도한다. 스마트오피스나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것은 물론 IT, 벤처기업을 시작으로 휴가지에서 휴가와 업무를 병행하는 ‘워케이션(workcation)’이라는 새로운 실험에 나서는 곳도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경험하면서 업무 혁신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주당 4일만 근무하는 주 4일 근무제에 대한 실험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 결과 회사 매출이 증가하고 결근율은 감소했으며 퇴사율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자들도 근무시간이 줄면서 업무 스트레스는 다소 늘었지만 직장과 개인 생활의 균형을 찾게 됐다며 만족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 불과 이십년 전에 시행된 주 5일 근무제가 머지 않은 미래에 바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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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변화를 요구하는 흐름 속에서 윤석열 정부는 주 52시간 근무제 유연화를 꺼내 들었다. 최근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현재 1주 외에 월 단위 이상으로 관리하는 등 권고안이 나오면서 화두로 떠올랐다.


2018년 도입된 주 52시간제는 기본 근로시간 40시간을 넘는 연장 근로시간을 12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연장 근로시간을 1주일 12시간 대신 한 달에 52시간을 넘기지 않으면 되는 것으로 열어주자는 게 골자다. 권고안대로 개편이 이뤄질 경우 주당 근로시간이 최대 69시간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동안 산업계에서는 업종, 시기에 따라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탄력 조정할 수 있도록 52시간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제품 납기를 목전에 두고 연장근무를 할 수 없는 중소기업이나 추가 수당을 벌기를 원하지만 추가 근무를 할 수 없다는 근로자들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였다. 경직적인 근로시간 제도가 합리적인 인력 운용을 어렵게 해 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취지다.


하지만 노동계는 주 52시간제 개정으로 근로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법을 통한 규제가 느슨해지면 여기저기서 장시간 노동이 되살아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저임금에 기반한 노동집약적 성장모델에서 출발한 우리나라는 여전히 근로시간이 많다. 202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한국의 노동시간은 1915시간으로 전체 5위다. OECD 평균 1716시간보다 200시간 가량 많다. 소득 3만달러 이상 국가 중에서는 노동시간 1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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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산업화를 통한 집약적 성장에서 기술 중심 혁신성장으로 넘어가는 변곡점에 섰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워라밸에 대한 요구도 높다. 시대가 달라진 만큼 향후 주 52시간제 논의 과정에서 노동에 대한 다양한 가치를 반영하길 기대해 본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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