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면 정상회담 앞둔 EU-아세안, 공동성명서 '대만' 언급 없애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유럽연합(EU) 27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이 14일(현지시간) 첫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의식해 공동성명 초안에서 대만에 대한 언급을 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EU와 아세안 측이 공동성명 초안을 만들었다며 대만에 대한 언급은 없이 남중국해 문제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고 보도했다.
EU 측 소식통은 중국의 ‘하나의 중국(중국·대만·홍콩 등은 하나)’ 원칙을 어느 수준으로 언급하느냐를 두고 양측이 논쟁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세안의 경우 중국의 입장에 좀 더 기울어 있었다면, EU는 대만과의 협력도 할 수 있는 여지를 두게끔 자율적으로 해석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U 관계자는 "결국은 (공동성명에) 아무 언급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만 이슈는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핵심 외교 사안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만났을 당시 "대만은 바로 중국 핵심 이익의 ‘핵심’"이라면서 "양국 관계의 정치적 토대이자, 양국 관계에서 넘어서 안 되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고 할 정도다.
EU와 아세안은 중국의 1, 2위 핵심 무역 파트너 지역이다. 양측은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고려하면서 동시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지역과의 경제협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대만 이슈에 대해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하자 아예 언급을 삼가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아세안이 남중국해 등을 둘러싸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포함한 국제법에 따라 남중국해에서 평화, 안보, 안정, 항행의 자유를 유지하고 증진하는 것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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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EU와 아세안 정상회의는 양측이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45년 만에 처음으로 개최되는 대면 회담이다. 하루 일정으로 열리는 회의에서 양측은 경제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협력, 글로벌 도전과제 등을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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