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가전복' 기획, 수백 명이 이미 알고 있었다
독일 연방검찰, '제국시민' 쿠데타 모의 사건 결과 발표
수백 명 비밀유지서약서, 석궁·총기 등 발견
83억원 상당 금괴에 대한 단서도 드러나
[아시아경제 김성욱 기자] 독일에서 최근 발생한 국가전복 모의 사건이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수백명이 쿠데타의 내막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복 세력은 쿠데타를 기도하며 총기와 석궁 등 무기와 수십억 원 상당의 금괴 등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간) 독일 DPA 통신 등에 따르면 페터 프랑크 검찰총장은 전날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이른바 '제국시민(Reichsbuerger)' 쿠데타 모의 사건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보고했다. 연방 검찰과 경찰 등 당국은 지난 7일 독일 16개 주 중 11개 주, 130여곳에 3000여명을 투입해 일제 단속을 진행한 바 있다. 단속 결과, '제국시민'의 국가전복 기획의 내막을 알게 된 수백명이 서명한 비밀유지서약서가 발견됐다. 이 과정에서 '하인리히 13세'로 불리는 핵심 용의자 등 반정부주의자 25명이 검거됐다.
용의자들은 지난해 11월부터 독일 전역에서 국가전복을 목적으로 무장 공격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독일의 민주 연방정부를 부정하며, 1871년부터 세계 제1차 대전 패전 직전까지 유지된 독일의 '제2제국'을 추구하는 극우 성격의 '제국시민' 운동과 연루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1918년까지 독일 동부 튀링겐주의 일부를 다스렸던 귀족 로이스 가문 출신으로 알려진 '하인리히 13세'를 국가전복 이후 새 지도자로 추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용의자인 뤼디거 폰 P는 전·현직 군인들로 구성된 군대를 창설해 "지역 차원에서 민주화 단체를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국시민'은 286개 전투부대를 조직해 지역별 향토방위부대를 건설하는 등 계획을 세우고, 이를 위해 제복과 직인까지 준비했다는 것이다.
일제 단속 과정에서 국가전복을 위해 마련한 것으로 보이는 석궁과 날이 넓고 무거운 흉기, 가스총, 총기 등 90여개의 무기도 발견됐다. 또 40만 유로(약 5억 5000만원)의 현금과 금화, 은화, 600만유로(약 83억원) 상당의 금괴가 보관된 물품 보관함에 대한 단서 등이 드러나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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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제국시민'은 반유대주의와 음모론을 기반으로 현대 민주주의와 납세의 의무를 거부해온 조직으로, 독일 당국은 약 2만 1000명이 '제국시민' 운동을 추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국시민' 가담자의 약 500명은 지난해 말 합법적으로 총기를 소지하고 있다. 2016년 조직원이 경찰관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으며, 지난 4월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조처에 항의해 독일 보건부 장관을 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에도 이들이 가담했다. 조직원 중 일부는 자치 국가 건설을 꿈꿔 자체 화폐를 찍고 신분증을 만들기도 했으며, 올해 초에는 작센 지역 땅을 매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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