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직장인의 꿈 '건물주'…첫삽 뜨기전에 찾아오세요
건축시장 문제 해결에 20년 매진
건축주-건축사-건설사 연결
이승기 하우빌드 대표 인터뷰
‘건물 하나를 지으면 10년 늙는다’는 말은 개인 건축주들이 겪은 어려움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자신의 건물을 올리는 꿈이 현실로 이뤄지는 기쁨은 잠시, 첫 삽을 뜨면 이내 건축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와 맞닥뜨린다. 설계도면은 부정확하고 견적은 수시로 바뀐다. 어떤 자재를 사용할지, 지급 조건은 어떻게 할지, 공사를 언제까지 마칠지에 따라 비용은 당초 계획보다 훨씬 불어나기 십상이다. 꿈의 현장이 분쟁의 공간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건축 IT 플랫폼 하우빌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3년 설립됐다. 20년 가까이 건축을 바꿔보겠다는 목표 하나에만 매달렸다. 좀처럼 바뀌지 않던 시장도 이제 변하고 있다. 이승기 하우빌드 대표에게 그간의 얘기를 들어봤다.
이 대표는 "건설사는 수익을 위해 저렴한 자재를 쓰려고 하고 건축주는 자신의 건물이니 좋은 자재를 고집한다. 계약 전 결정해야 할 것을 계약 후에 하면서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며 "하우빌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과정을 시스템화했다"고 말했다. 하우빌드는 건축 지식이 부족한 개인 건축주도 경쟁력 있게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건축사와 건설사를 입찰 방식으로 연결한다. 온라인으로 설계와 공사 과정을 관리하는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건축주, 건축사, 건설사를 연결해 건축이 완료될 때까지 관리하는 것이다.
가령 어떤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울 때 공사비는 얼마나 들며 임대료로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이 계획 단계부터 하우빌드는 같이 한다. 수익성 분석 후 건물을 짓기로 결정하면 건축사에게 설계를 맡긴다. 이 대표는 "시스템을 통해 여러 설계안을 받아보고 건축사를 선정한다"며 "설계 단계가 끝나면 공개 경쟁 입찰을 하게 되는데 국내 건축 면허를 보유한 회사 약 1만 개 중 3000개가 하우빌드 회원사"라고 말했다. 업체를 선정하고 공사가 시작되면 계약대로 시공되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이 대표는 "하우빌드에서는 계획된 설계대로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공사 계약 후 비용 증가는 피치 못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이 가능한 이유는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해 어떤 자재를 사용할지까지 설계도가 나오고 공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부족한 정보들로 설계도가 그려진 상태에서 평당 얼마 정도의 견적만 받고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분쟁은 여기서 발생한다. 건축주는 꿈꾸던 것을 다 넣으려고 하니 쉽게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갈등의 원인이 된다. 하우빌드에서는 이 분쟁을 미연에 방지한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계약대로 안정적으로 공사대금을 받을 수 있다. 건축 현장 한 곳당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 수가 지난해 대비 1.5배 상승한 이유다. 이 대표는 "미리 룰을 정해서 분쟁을 줄이고 이익을 만드는 구조"‘라며 "건설사 입장에서도 하우빌드 통한 공사를 선호하게 된다"고 했다.
하지만 하우빌드가 시장에서 자리 잡기까지는 많은 난관을 거쳐야 했다. 이 대표는 2003년 공개 경쟁입찰 시스템을 도입한 뒤 6개월 동안 협박 전화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전에는 공사비가 공개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첫해인 2003년에는 한 건의 공사도 못 했다. 현재는 연간 100건 정도로 늘었고 공사 금액으로는 연간 1500억원에서 2000억원 정도가 하우빌드를 통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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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기사로 일하면서 부딪혔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에 나섰던 이 대표는 이제 근본적인 솔루션을 만들려고 한다. 하우빌드에는 1000개 현장의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 설계에 따라 어떤 자재를 사용했는지, 그 자재의 품목별 규격과 가격, 공정별로 투입된 인원과 공사 기간까지 정리돼 있다. 그는 "부정확한 도면이라도 공사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 견적을 낼 수 있게 데이터화할 것"이라며 "데이터화하면 관리 자체도 효율적으로 되고 건설사는 이익을 더 낼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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