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신' 양준혁이 통일부에 나타난 까닭은
탈북민 등 소외계층 청소년 야구 12년째 멘토링
연말 자선대회 '시타'에 권영세 장관 초대
"탈북민에 대한 인식 개선되길 기대"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멀끔한 수트 차림에 기골이 장대한 남성이 나타났다. 한때 야구 타격 부문에서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양신'이라 불리기도 했던 선수, 은퇴한 뒤로는 '양준혁 야구재단'을 세워 소외계층 아이들을 돕고 있는 양준혁 이사장이다.
양 이사장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통일부였다. 그를 맞이한 이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었다. 이들은 '야구'라는 주제를 놓고 자연스럽게 북한과 북한이탈주민(탈북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양 이사장과 통일부의 연결고리는 '탈북 청소년'이다. 탈북 청소년이 모인 '챌린저스 야구단'이나 다문화 가정 아이들 등으로 구성된 '멘토리 야구단'을 운영하면서 취약계층 청소년의 사회 적응을 돕고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재능 기부인 셈이다. 그는 이 야구단을 올해로 12년째 이끌고 있다. 이날 양 이사장이 권 장관을 찾은 것도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 '시타'를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아이들을 도울 기금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진행되는 이 자선대회는 2012년 수원에서 처음 시작해 매년 12월마다 열린다.
양 이사장은 18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탈북 청소년이 남한 청소년과 비교할 때) 체구가 조금 왜소할 뿐이지 오히려 더 잘 뛰고 열심히 한다"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양 이사장은 어쩌다 탈북 청소년에게 관심을 가졌을까. 그는 은퇴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양준혁 야구재단을 설립한 바 있다. 양 이사장은 "은퇴한 뒤 사회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재단을 만들어 취약계층 아이들이 함께하는 야구단을 운영하게 됐다"며 "야구 안에서 배려와 희생정신, 협력을 배우며 밝아지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도 많은 가르침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9월에는 통일부 홍보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야구팀을 이끄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야구는 글러브와 공, 배트 등 장비를 구매하는 것부터 경기 장소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탓에 북한에선 접하기 어려운 종목이다. 비용 문제는 남한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별도의 지원 없이 모두 재단에서 감당하려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는 게 양 이사장의 설명이다.
양 이사장은 탈북 청소년에 대한 인식 전환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야구팀에 15명 안팎인 탈북 청소년을 더 늘리고 싶지만 (탈북민의 특성상) 신상 문제를 우려하거나 주변의 시선 때문에 신분을 드러내는 것을 상당히 꺼린다"며 "자선대회를 통해 기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탈북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뀌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결국 '파업 할까봐' 웨이퍼 보관함까지 밖으로 꺼...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자선대회는 남북하나재단과 공동 주최로 열린다. 대회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합', '하나 되는 남북한' 등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탈북민의 사회 정착을 응원한다는 계획이다. 대회 수익금은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스포츠 프로그램에 쓰일 예정으로, 이종범 LG 트윈스 퓨처스 감독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는 김하성 등을 비롯해 청소년팀인 멘토리 야구단, 챌린저스 야구단 등이 참여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